'강철부대'와 '야인 이즈 백'이 남성 예능의 고정관념을 깼다. 예상과는 다른, 의외의 매력을 보여주며 여심까지 사로잡았다.
채널A와 SKY가 공동 제작한 예능프로그램 '강철부대'는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각 부대의 명예를 걸고 겨루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특전사(육군특수전사령부), 해병수색대(해군해병대수색대), 707(제707특수임무단), UDT(해군 특수전전단), SDT (군사경찰특수임무대), SSU (해군해난구조전대) 등 총 6팀이 각 부대의 명예를 걸고, 극한의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첫 방송 당시에는 2.9%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6%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군 예능으로는 이례적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호응까지 끌어내며 다양한 시청층을 아우른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간 군 예능들이 늘 지적받던 '가학성'을 지워낸 것이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일반인들의 훈련 과정에서 나오는 재미를 주로 담았던 군 예능들과 달리, 이미 전역한 이들이 미션에 집중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전문성을 높였다.
여기에 회차를 거듭하며 캐릭터들의 매력이 드러났고, 이들을 향한 팬덤까지 형성되며 화제를 모았었다. 피지컬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출연자들에 밀리지만, 특유의 영리함으로 박갈량이라는 별명을 만들어낸 박준우는 물론, 준수한 외모로 화제를 모은 육준서는 작전에 임할 때는 남다른 강인함을 보여주는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 론칭 당시 이원웅 PD는 "고도로 훈련받은 예비역들이 경험을 되살려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며 "기존 예능은 연기자들이 어려운 훈련을 소화하지 못할 때 웃음을 뽑지만, 저희는 잘하시는 분들 가운데서 우열을 가린다. 어떤 일들로 그 안에 승부가 나는 지를 중점적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에 김성주는 "여자들은 남자들이 군대 얘기, 축구 얘기,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를 제일 싫어한다는데 그건 과장이 섞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진짜다. 군 복무를 한 분들은 몰입도가 클 것 같다. 군 경험 없는 분들이 봐도 인간 한계에 도전한 거라 경이로움이 클 듯하다. 승부에 대한 재미도 있다"고 강조했었다.
카카오 오리지널TV '야인 이즈 백' 또한 이 의외성을 활용, 다양한 시청층을 아우르는 남성 예능의 예가 되고 있다. '야인 이즈 백'은 안재모가 2000년대 초반 범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킹두한'으로 변신, 찐팬 이진호와 함께 펼치는 페이크 다큐 형식의 짠내 누아르다.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야인시대'의 캐릭터 김두한을 현실로 재소환한 프로그램이다. 다만 '야인 이즈 백' 역시도 방송 전에는 김두한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향수를 가진, 다소 한정된 시청층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었다.
그러나 현재, '야인시대' 방송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거나 오랜만에 근황을 전한 출연진들을 향한 반가움을 표하는 등 마니아들의 반응도 뜨겁지만 이진호, 안재모의 귀여운 연기에 반응하는 여성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들도 이어지고 있다. 킹두한이 과거 자신이 영광을 누리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요즘 세태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리바리하고, 짠한 모습을 향한 응원과 킹두한의 찐팬을 자처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이진호의 사이다 활약이 의외의 재미를 준다는 평가다.
'야인 이즈 백' 제작진은 "기존 '야인시대' 팬들의 향수를 일으키면서도, '킹두한' 안재모가 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성별과 연령의 시청자층을 고려해서 캐스팅과 제작을 진행했으며, 과거보다 더욱 친근한 모습들을 가미해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킹두한이 요즘 유튜브 문화에 적응해 가는 모습 외, 요즘의 팬미팅 문화를 잘 모르는 킹두한이 어색해하면서도 열심히 요즘 팬 문화를 배우며 노력하는 좌충우돌이 펼쳐졌는데 이런 부분들이 여성들에게도 귀엽게 느끼지는 것 같다. 또한 '야인시대' 형님들은 물론 20대 팬이 많은 이진호, 10대 팬이 많은 유명 유튜버인 이현석 등 친근한 개그맨, 유튜버와 함께하는 것도 여성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