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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중진發 '분열·계파 프레임' 공세에 흔들리지 않는 이유


입력 2021.06.02 05:15 수정 2021.06.02 08:39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나경원 "이준석, 분열·혐오의 정치…'트럼피즘' 연상"

지속적 프레임 공세에도 이준석 지지율은 '고공행진'

"유승민계? 유승민 지지율 미미한 데…대중 공감 못해"

이준석 "당대표 되면 최대 피해자가 유승민…오히려 방어적"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31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100분 토론' 생방송에 참석해 있다.ⓒ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국면이 본격화될수록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향한 중진 후보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는 특정 계파의 인사라는 비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나경원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빗대며 '분열·혐오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후보가 젠더갈등을 막 일으켜서 유명해지고 더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그러니까 '트럼피즘'이 어떤 것인가, 백인 하층 노동자의 분노를 이민층에 대한 혐오로 돌려서 집권하게 된 것이다. 분열의 정치, 혐오의 정치인 것"이라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줄곧 2030세대에 민감한 '젠더이슈' 등에서 목소리를 내며 젊은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것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자리를 잃은 백인 노동자들의 분노를 이민자에 대한 혐오로 돌려 집권에 성공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생겨난 '트럼피즘' 이론에 빗대어 선동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날 오후 열린 MBN 주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의 이 같은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불을 놨다. 그는 "나 전 의원이 줄기차게 제가 '트럼프를 닮았다'고 하면서 혐오 이미지를 덧씌우는데, 제가 한 혐오 발언을 하나만 소개해달라"고 언급했다.


나 전 의원이 "제가 걱정하는 것이 이 전 최고위원의 분열의 정치가 2030을 떠나게 만드는 것"이라 답변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저를 트럼프에 비유한 게 교묘하다"고 맞받아쳤다.


이 전 최고위원은 토론회에서 자신을 '유승민계'라 규정하며 제기된 '계파 프레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나 전 의원은 이날도 "이 전 최고위원이 유승민계라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공지의 사실"이라며 "야권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강조한 바 있다.


자신에게 '유승민계'라는 프레임으로 공세를 취한 인사들을 향해 이 전 최고위원은 "줄기차게 유승민 전 의원에 부정적 여론이 있는 걸 이용해서 나를 공격하고 적개심을 갖고 있다는 분들에게 당권을 맡길 수 있겠느냐"라며 "후보자 토론회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의 이름이 나오느냐"고 말했다.


이처럼 지속적인 '프레임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도 이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의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44.4%를 기록해 16.5%에 그친 나 전 의원을 27.9%p 차이로 앞섰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95% 신뢰 수준에 ±3.0% 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예비경선 과정을 통한 본선 후보 5인 컷오프 이후에도 이 전 최고위원과 나 전 의원, 주호영 의원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만큼, '프레임' 공세가 좀처럼 먹혀들고 있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으로는 '유승민계'라는 프레임이 대중에게 미치는 충격파가 미미하다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질적으로 유승민 전 의원의 차기 대선 지지율이 1~2%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폭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 전 최고위원과 유 전 의원의 접점에 문제제기를 하는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이 2~30%에 육박한다고 가정할 경우, 유 전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되면 차기 대선이 소위 '유승민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일반 대중들에게 각인될 수 있다"며 "하지만 유 전 의원의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국민적 인식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유승민계'라고 공격해 본들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계파 프레임 씌우기가) 나 전 의원이나 주호영 의원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거전략이라고 본인들은 생각하는 것 같다"며 "과연 이분들의 행동이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냐라는 관점 하에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식의 공격으로는 본인에게 표가 안 올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이미 이 전 최고위원과 유 전 의원의 친분 관계가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진 만큼, 이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된다 한들 편향적인 행보를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프레임 공세'의 무용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도 이 같은 시각을 의식한 듯 "제가 만약 당대표가 되면 최대 피해자는 유승민"이라며 "(차기 대선 경선) 룰에 있어서 조금만 유승민 전 의원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다 이준석이가 계파 때문에 그랬다, 이렇게 할 테니까 오히려 방어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계파 논란의 당사자가 된 유승민 전 의원도 입을 열었다. 그는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나경원, 주호영 두 후보가 이준석 후보를 상대하면서 얼마나 공격할 게 없으면 유승민 계파라고 공격하는지, 마음도 좋지 않고 왜 저러나 싶은 생각도 든다"며 "이 전 최고위원과 저의 사이는 크게 뜻을 같이하는 거지, 제가 지시를 하고 명령을 하고 이 전 최고위원이 그걸 따르고 복종하는 게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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