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부동산', 최고 시청률 6.3% 기록
2020년 '포레스트' 이후 시청률 하락 이어져
좀처럼 회복 기미가 없던 KBS 수목드라마가 다시 시청률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장나라, 정용화를 내세워 지난달 14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대박부동산’을 통해서다. 그간 5%의 벽을 깨지 못하고 하락세를 보였던 드라마들과 달리 상승세를 유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첫 방송 당시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4.1%(1부), 5.3%(2부) 시청률로 출발한 ‘대박부동산’은 지난달 28일 5회 만에 최고 시청률인 6.3%(2부)를 찍었다. 2020년 '포레스트' 이후 1년 2개월 만에 6% 시청률을 넘어선 셈이다. 지상파에서 5~6%의 시청률이 객관적으로 높은 시청률이라고 할 수 없지만, 전작들과 비교했을 땐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KBS는 2020년부터 수목드라마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박부동산’ 직전에 방영됐던 ‘안녕? 나야!’는 회당 최고 시청률로 5.1%까지 올려놨지만, 방송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최저 시청률은 2.3%까지 떨어졌고 초반 시청률을 이어가지 못하고 마지막 방송에서도 통합 시청률 3.65%에 그쳤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지만, ‘뽕숭아학당’ ‘내일은 미스트롯2’ ‘시지프스’ 등 경쟁작이 워낙 쟁쟁했던 터라 반등은 쉽지 않았다.
그에 앞선 방영된 ‘바람피면 죽는다’ 역시 초반 1회에서부터 5.8% 시청률을 보였지만 이후 시청률이 2~3%대까지 떨어지면서 동시간대 프로그램들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받아보게 됐다. 이밖에도 ‘도도솔솔라라솔’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 ‘영혼수선공’ ‘어서와’ 등 모든 작품이 시청률 하락에 고전했다. 심지어 ‘영혼수선공’은 1%대, ‘어서와’는 0% 시청률까지 하락하면서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2020년 첫 드라마였던 ‘포레스트’는 후속작들과 비교했을 땐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7.4%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회에선 5.3%(2부)를 보였다. 그러나 ‘포레스트’ 역시 후반부로 갈수록 극단적인 스토리 진행 탓에 최저 시청률 2.6%까지 떨어지는 과정도 겪어야 했다.
물론 수,목요일 황금시간대에 편성된 드라마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시즌제로 이어오는 유명 예능프로그램이나 타 방송에서 ‘대작’으로 꼽는 드라마들이 이 시간대에 편성되면서다. 그러나 이 경쟁에서 KBS 수목드라마가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었던 것 역시 드라마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드라마의 스토리가 탄탄하고 흡인력이 있다면, 적어도 고정 시청층의 이탈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KBS는 ‘대박부동산’ 이후 3개월간 휴식기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쿄 올림픽 중계방송의 여파이기도 하고,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시작하기 위한 재정비를 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KBS는 이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편성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때문에 ‘대박부동산’의 성패는 KBS의 향후 편성 방향에도 적잖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첫 방송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4%중반~5%중반의 시청률을 오가며 흔들림 없이 시청층을 잡아두고 있다. 16부작 중 현재 7부가 방영되는 동안, 앞선 드라마들과 달리 큰 하락 없이 시청자들을 잡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비슷한 시간대 JTBC 드라마 ‘로스쿨’과 예능프로그램 ‘뽕숭아학당’ ‘당신이 혹하는 사이’ ‘사랑의 콜센타’ ‘맛남의 광장’ 등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박부동산’은 한국형 공포물에 퇴마사·영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최근 대중의 관심 1순위인 부동산까지 접목해 새로운 퇴마 드라마로 만들어냈다. 특히 평소 작품 선구안이 좋기로 유명한 장나라,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정용화와 주·조연 배우들의 호연은 드라마에 집중력을 높였다. 여기에 CG와, 소품 하나까지도 공을 들였다. 환상을 현실인 듯 그려내는 감쪽같은 CG로 보는 재미가 높아지고, 방송 이후 숨겨진 소품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놀이가 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