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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무기한 파업…한국GM 노사도 임협 '전운'


입력 2021.05.05 13:17 수정 2021.05.05 13:3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노조리스크 심화시 XM3, 트레일블레이저 수출물량 날릴 수도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관련 갈등으로 ‘무기한 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한국GM을 비롯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올해분 임단협 및 임금협상(임협) 교섭에 착수할 예정이라 업계 전반에 전운이 일고 있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은 노사 갈등으로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하지 못할 경우 본사인 르노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의 유럽 및 미국 판매물량 배정이 취소될 수도 있어 위기감이 높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전날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회사가 부분 직장폐쇄로 맞서자 노조가 다시 무기한으로 파업을 벌이겠다고 맞서면서 노사간 강대강 대치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교섭 요구안으로 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회사측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내면서 기본급 인상 여력이 없다며 지난해 임단협 및 올해 임협을 묶어 기본급은 동결하는 대신 격려금을 5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이어 올해도 고전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올 들어 4월까지 내수판매는 40.0%나 급감했다. 그나마 수출에서 유럽향 XM3 물량이 조금씩 늘어나며 22.4%의 증가율을 기록, 전체 판매 감소율을 24.3%로 낮췄지만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그나마 실적을 뒷받침해주던 XM3 수출 물량도 잃을 수 있다. 르노그룹 경영진은 이미 르노삼성의 노사 갈등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XM3 물량을 해외 다른 곳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전날 담화문을 내고 “지금 시기를 놓치면 우리 차를 보여줄 기회를 놓치게 되고,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며 “과거라면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호소했다.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머리에 띠를 두른 노동조합원이 걸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실패하고 3169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가운데 올해 판매도 부진하다. 4개월간 내수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었다. 그나마 트레일블레이저 등 미국 수출물량이 받쳐주면서 전체 판매 감소율은 3.3%로 완화됐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이 본격화된 4월만 놓고 보면 내수는 18.4%, 수출은 27.5% 줄었고 전체적으로 25.4%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 노조는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공동요구안대로 9만9000원의 월 기본급 인상과 1000만원 수준의 일시금(성과급+격려금)을 지급해달라는 올해 임협 요구안을 확정한 상태다.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한국GM은 올해는 단협을 제외한 임협만 진행해야 하지만 노조는 단협 관련 내용까지 요구안에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갈등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노사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 상견례를 갖고 교섭을 개시할 예정이다. 사측은 미국향 트레일블레이저 공급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노조가 과거와 같이 교섭을 중단하고 쟁의조정 신청 및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권을 확보한 뒤 이를 지렛대로 교섭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도 이번 주 각각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및 임협 요구안을 확정할 예정이라 완성차 업계가 조만간 교섭 정국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역시 금속노조에 속해 있어 ‘기본급 9만9000원 인상’이라는 공동요구안을 바탕으로 거액의 일시금 지급, 정년연장, 전기차 관련 부품 생산 내재화를 통한 고용보장 등을 요구안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해의 절반 이상을 노사가 임단협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며 보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반도체 수급 부족 등이 ‘대외 변수’라면 노조 리스크는 고질적으로 업계를 힘들게 하는 ‘상수’가 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르노삼성, 한국GM과 같이 해외 본사의 물량 배정에 따라 수출 실적이 결정되는 외국계 완성차 업체들은 파업 등 노사갈등이 회사의 존립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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