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승적 협력"…김기현 "쇄신 동반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3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만나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송 대표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쇄신의 동반자가 되자"며 "같이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선의의 경쟁을 하며 상생의 관계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송 대표는 제가 외통위에서 위원장으로 모시고 있고,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이 된 김영호 의원은 민주당 간사이기도 하다"며 "1년 동안 외교적 관계를 서로 해 왔다"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송 대표는 "환대에 감사하다"며 "같은 상임위에서 부대끼며 많이 소통해왔다. 그런 자세로 여야가 코로나 재난 시대에 조그마한 것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대승적으로 협력해서 국민의 근심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특히 코로나로 국민께서 힘들다"며 "여러 민생대책을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자. 지난번 여야가 이해충돌방지법을 잘 합의해서 통과시켰다. 개혁 문제를 여야가 같이 풀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견례는 양측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양당 대변인은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가 "한 달에 한 번 야당 대표를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여야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원구성 재협상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출범 이후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시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싹쓸이한 상임위원장을 관례대로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출범 당시 '국민의힘 스스로 원구성을 포기했다'며 관련 가능성을 일축한 상태다. 앞서 여당은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던 윤호중 의원이 당 원내대표에 선출됨에 따라 후임으로 박광온 의원을 차기 법사위원장으로 내정하고 임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오는 7일까지 여야 협의를 촉구해 양측 공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회의에선 김 권한대행이 운을 띄운 여야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송 대표는 김 권한대행을 만나기 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송 대표는 "의장이 특별한 계파에 속하지 않으면서 항상 자신의 소신을 갖고 불편부당하게 활동해온 데 대해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송 대표도 계파색이 엷다고 하고, 저도 그런 길을 걸었다"며 "김기현 권한대행도 스스로 비주류라고 한다. 성숙한 의회정치의 정착을 위해 통 큰 정치력과 협상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