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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고 웃돈주고는 상식”…스타벅스가 쏘아올린 ‘굿즈’ 열풍


입력 2021.05.01 06:00 수정 2021.05.01 10:24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여름, 크리스마스 등 시즌 마다 ‘굿즈대란’

MZ세대 겨냥 타업체도 잇따라 참전

소유욕, 과시욕, 소확행 등 긍정적 작용

'스타벅스 서머 데이 쿨러' 서니 핑크ⓒ스타벅스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의 굿즈 경쟁이 치열하다. ‘희소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매 계절마다 ‘굿즈 대란’을 일으키자 다른 업체들도 굿즈 전쟁에 잇따라 참전하며 열기를 더하는 모양새다.


스타벅스는 내달 11일부터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한다. 올해는 고객의 오프라인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모바일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구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서도 SSG닷컴에서 별도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e-프리퀀시 이벤트는 지난 2003년 시작됐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마신 고객을 단골 고객으로 보고, 스타벅스의 정체성과 실용성을 녹인 제품을 제작해 선물하기 시작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여름과 겨울, 매년 2번 열린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1년 동안 스타벅스를 찾아준 단골고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자는 의미로 기획된 장수 프로모션”이라면서 “일상에서도 스타벅스를 경험할 수 있고, 또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드리고자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머 레디 백_그린'과 '서머 체어_그린'ⓒ스타벅스

스타벅스 굿즈는 해마다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첫 대란을 일으킨 것은 2018년이다. 당시 돗자리 ‘마이 홀리데이 매트’를 시작으로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상품을 받지 못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요청이 쇄도했고, 스타벅스는 그해 최초로 상품 리오더에 들어가기도 했다.


작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굿즈 열기는 뜨거웠다. 스타벅스가 여름 한정 사은품으로 ‘써머레디백’을 내놓자 새벽부터 스타벅스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빚어냈다.


급기야 한 소비자는 이 가방을 구하기 위해 여의도 매장에서 음료 300잔을 구매하고 버린 사건이 발생해 세간의 논란이 되기도 했고,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장면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당초 이벤트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되기도 했다.


커피빈 장우산 ⓒ커피빈

상황이 이렇자 커피전문점 업계 전반적으로 굿즈를 만들기 위한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할리스가 대표적이다. 최근 할리스는 로고와 브랜드명에서 ‘커피’를 떼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공략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얻자, 아예 이들을 브랜드 타깃으로 정하고 커피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실제 다양한 굿즈 개발은 MZ세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을 이루던 지난해 6월 할리스가 선보인 하이브로우 캠핑 굿즈는 큰 화제가 됐고, 연말 해리포터 굿즈도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전년대비 굿즈 판매량이 약 400% 상승했다.


커피빈 역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매장에서 음료 1잔에 1만1900원을 추가하면 증정했던 폴딩박스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개당 3만원 이상에 거래됐다. 또 음료 1잔에 3만6000원을 추가하면 증정했던 텐트 제품 역시 약 7만원 가량에 팔리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해 6월 기획상품으로 선보인 장우산 역시 출시 하루 만에 품절사태를 빚으면서, 같은해 8월 커피빈은 재입고를 실시, 상시 판매로 전환한 바 있기도 하다.


이밖에도 업체들의 굿즈 출시는 지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카페베네는 올 여름 펫팸족을 겨냥해 ‘펫캉스 텐트’를 내놓았으며, 던킨 또한 캠핑·피크닉족들을 위해 캠핑 전문 브랜드인 ‘제로그램’과 협업한 ‘스텐머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제품에 대한 소유욕, 과시욕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팍팍해진 삶 속에서 한정판 굿즈에 ‘소확행’을 느끼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단순히 굿즈 구입과 소유를 넘어 이제는 굿즈를 얻기까지를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여기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고 있다”며 “굿즈를 통해 브랜드를 더욱 친숙하고 즐겁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업체에서도 다양한 상품을 기획해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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