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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미얀마 주재원 속속 귀국...현지사업 일시 중단


입력 2021.04.14 09:14 수정 2021.04.14 09:2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금융위 강력 권고에 주재원 일부 귀국 추진

은행·카드·보험 등 미얀마 현지 25개사 진출

반 쿠데타 시위대가 지난 8일 미얀마 양곤에서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의 사진 등을 들고 카마윳 지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 AP/뉴시스

금융사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미얀마 주재원들의 귀국을 검토중이다.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재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영업에 차질을 빚더라도 불러들이기로 한 것이다. 다만 국내 금융사가 미얀마 철수를 결정하면 재진입이 쉽지 않아, 해외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이 주재원들을 이미 불러들였거나 귀국을 추진중이다. 미얀마 진출이 가장 활발한 KB금융그룹의 국민은행은 총 8명의 미얀마 주재원 중 4명의 일시 귀국을 추진키로 했다.


KB금융그룹은 모두 24개 법인, 지점, 사무소 등을 운영중이다. KB국민은행은 현지 은행법인과 소액대출회사(MFI)인 ‘KB미얀마마이크로파이낸스’ 및 양곤 사무소를 운영해왔으며, KB카드 사무소도 양곤에 위치해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미얀마 현지에서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해 비상 근무 시스템을 구축, 출근인력을 최소화하고 재택근무를 시행중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 양곤 지점 1개, 신한카드 25개 지점(한국인 2명, 현지인 425명)을 영업해왔다. 신한은행 양곤 지점에는 한국인 3명과 현지인 32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달안에 한국인 3명 중 1명을 귀국시킨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현지 직원 피격사건 발생 이후 위기상황을 3단계로 격상하고 양곤지점을 임시폐쇄한 바 있다. 한국 신한은행에서 양곤 지점 거래 고객을 위한 필수 업무를 지원중이다.


신한카드는 주재원 및 가족에 대한 단계별 철수를 고려중이다. 신한카드 측은 “주재원 거주지역인 양곤 지역에 위협요소가 있는 경우 일부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흑색 경보가 발령되면 전 주재원 일시 귀국하고 비상경영현지책임자의 주도 하에 비상경영체계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미얀마에 파견 근무 중인 4명 가운데 주재원 1명과 관련 가족들을 모두 철수시키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미얀마에 우리은행이 지분 100%인 ‘우리 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을 2015년에 설립해 운영해왔다.


NH농협은행도 미얀바 양곤 사무소(현지직원 1명)와 소액대출회사(한국인 3명, 현지인 369명)이 영업중인 가운데, 주재원 1명을 오는 27일 귀국시킬 예정이다.


다만 하나캐피탈은 아직 귀국계획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계열사 하나캐피탈이 미얀마에 소액 대출회사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수는 한국인 2명과 현지인 1519명 등 1520여명에 달한다.


보험업계에서는 DB손해보험이 지난주 주재원 1명을 불러들였다. 올해 1월부터 사무소를 개설한 교보생명은 지난달 말 사무소장을 입국시켰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는 “아직 예의 주시 중”이라는 입장이다.


미얀마에 진출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도 현지 직원과 가족의 일시 귀국을 검토하고 있다. 국책은행은 현지와 소통채널을 강화하는 등 유혈사태 확산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수위를 조절중이다. 금융위원회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미얀마 내 주재원과 가족의 귀국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외교부와 함께 미얀마 상황과 비상 연락체계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얀마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는 4월 현재 은행, 보험, 카드 및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 등 25개사이다. '제2의 베트남'으로 불리며 20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나, 이번 사태로 일부 기업들의 사업이 잠시 중단될 전망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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