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조직 격상 및 대형운용사 출신 외부 영입 등 조직 확대 강화
지주사 지지 발판으로 공격 영업모드, KB운용 두자릿수 점유 목표
신한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금융지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월 신한금융그룹의 100% 완전자회사가 된 신한자산운용은 ETF 사업 본격화를 위한 조직정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소홀했던 ETF 분야에 삼성자산운용 출신 ETF 마케팅 실무자를 영입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KB자산운용도 이현승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한 이후 지주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ETF 분야를 크게 넓히고 있다. 세계 최저 수수료로 공격적인 영업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기존 운영해오던 ETF 팀을 별도 독립시켜 ETF운용센터로 격상시켰다. 삼성자산운용 출신을 센터장으로 임명해 ETF 조직 확대에 힘을 실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 센터장은 삼성자산운용에서 ETF마케팅 분야를 전문적으로 해왔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번 ETF 조직 확대를 계기로 ETF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한자산운용은 현재 총 5개의 ETF펀드를 운용중이다. 앞으로 조직 확충이 마무리되면 패시브 ETF 외에 액티브 ETF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액은 전체 업계에서 0.9%에 머물러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지원을 토대로 순자산액 비중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새로 신설한 ETF운용센터에 현재 인원을 확충하고 있는 단계인데 조직구성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ETF 출시를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패시브뿐 아니라 시장 분위기에 맞춰 액티브ETF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B자산운용도 기존 ETF 운용본부를 ETF&AI 본부로 조직을 격상시켰다. 새로 꾸려진 ETF&AI 본부에는 ETF운용실과 ETF전략실, 기획실 등 3개의 실로 세분화시켰다. 이 중 기존 운용팀장이었던 차동호 펀드매니저를 운용실장으로 승진시켰다.
특히 KB자산운용은 단독 대표체제로 바뀐 후 적극적인 사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현승 대표이사가 2018년 부임한 이후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수탁액이 크게 늘었다. 실제 이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18년 말부터 3년간 대체투자 수탁액은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급증했다. 신규사업으로 발굴한 부동산 대체투자 사업은 3조7000억원, 기업투자 사업이 1조8000억원의 수탁고를 달성했다. 주력사업이었던 인프라부문에서도 9조9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이현승 대표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으로부터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올해 이현승 단독대표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KB금융그룹내 계열사의 부채연계투자(LDI) 조직을 운용사 조직으로 편입시켰다. KB자산운용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LDI를 LDI본부와 LDI전략실로 확대하고 본부 산하에 대체투자실을 신설했다. KB금융그룹 내 보험계열사와의 시너지 확대의 일환인 대체자산 운용역량을 강화했다.
최근 KB자산운용은 두차례에 걸쳐 세계 최저 운용수수료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신한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공략 강화 모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ETF의 순자산액 규모는 삼성자산운용이 50%를 차지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7.4%로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KB자산운용이 8.2%를 차지하며 두자릿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패시브 ETF는 대형운용사들의 점유 비중이 높지만 액티브 ETF와 같은 신규 시장은 아직 시장 확대가 가능한 만큼 KB와 신한 두 회사의 활약에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