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화·배터리 업고 영업익 1조 돌파 '관심'
한화·롯데·금호도 가전·위생용품 수요로 수익성 개선
석화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팬데믹 여파로 보건·위생용품 수요가 증가한데다 미국 한파에 따른 공급차질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화 등 국내 주요 화학회사들은 올해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NB라텍스, ABS 등 주력 제품 생산설비 증설 타이밍에 맞아 떨어지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화 등은 팬데믹 여파로 인한 위생용품, 가전 수요 증가 등으로 1분기 실적이 나란히 증가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 호조와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순항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분기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는 전년 동기 보다 32.6%, 301.1% 늘어난 매출 9조4383억원, 영업이익 9487억원으로 추정된다. 컨센서스를 달성할 경우 LG화학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석화 부문 수요가 워낙 탄탄한 데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첨단소재 부문 역시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부문에서 성과를 내면서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화재로 중단됐던 여수공장 나프타 분해설비(NCC)가 올해 1월부터 정상 가동됐고 주력제품인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 PVC(폴리염화비닐), NB라텍스 등의 수요 증가가 석화 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LG화학은 여수공장 NCC 생산능력을 연내 80만t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완공 시 여수공장 NCC 생산능력은 총 200만t 규모로 확대된다. 다른 NCC 설비를 갖춘 대산공장(130만t)과 합산할 경우 총 330만t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돼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주력제품 중 하나인 ABS 역시 '순항'중이다. 올해 1월 t당 평균 1985달러였던 ABS 가격은 4월 현재 2391달러로 급등했다.
코로나19가 현재까지도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TV, 냉장고, 청소기, 노트북 등 가전 수요가 반등한 영향이 크다. ABS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과 열에 강하고 성형성도 우수해 가전제품에 주로 활용된다.
의료용 라텍스 장갑원료로 사용되는 NB라텍스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중국에 연산 10만t 규모의 NB라텍스 설비를 현재 신설중이다.
완공 시 국내 생산능력(여수 17만t)과 더해 연산 27만t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게 된다. 아울러 오는 2023년까지 중국 등 국내외 신증설을 통해 NB라텍스 연간 50만t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솔루션 역시 케미칼 부문 호조로 1분기 실적이 뚜렷이 개선될 전망이다.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 36.2% 늘어난 매출 2조5769억원, 영업이익 2166억원이다.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PVC, 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TDI), 가성소다 등 주력 제품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이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포장재 용도로 쓰이는 LDPE의 경우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판매가 늘었다.
창호, 바닥재 등 건축 내외장재로 주로 쓰이는 PVC도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가격이 상승했다. 1월 1161달러였던 PVC 가격은 4월 현재 1441달러로 치솟았다.
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TDI 역시 지난해 보다 시황이 높게 형성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역시 작년 부진을 딛고 올해 본격적인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1분기 실적 컨세서스는 매출 3조9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42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예상됐다.
대산공장 NCC가 지난해 말부터 재가동되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력 제품인 LDPE,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HDPE(고밀도폴리에틸렌) 등의 가격이 대부분 강세를 보이며 석화 부문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콘크리트 가수제 원료로 사용되는 EOA(산화에틸렌유도체) 생산능력도 확충함으로써 올해부터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EOA 제품 생산능력은 기존 18만t에서 28만t으로 확대하고 올해 1월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본업 사업 회복과 동시에 합작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협업한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프로젝트 가동을 앞두고 있다.
HPC는 원유 정제부산물을 활용해 석유화학제품 생산성을 높이는 설비로 올 상반기 완공 시 에틸렌 75만t, 프로필렌 40만t, PE(폴리에틸렌) 85만t, PP(폴리프로필렌) 50만t, BD(부타디엔) 15만t의 생산능력을 확충하게 된다.
금호석화도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시현할 전망이다.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5680억원, 영업이익 4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207.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 여파로 의료용 장갑 수요가 급증하면서 NB라텍스 판매가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다. NB라텍스는 코로나 여파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동률이 상승, 최대 마진율을 기록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NB라텍스 생산량을 6만t 늘린 데 이어 올해에는 7만t을 추가로 증설한다. 이렇게 되면 총 생산규모는 71만t으로 늘어나 국내 최대 생산 규모를 보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