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수장들 전직원 앞에 논란 해명
직설적인 MZ세대, 합리적 기업문화 요구
기업의 미래 고려한 건전한 문화 장착 필요
“직접 말씀드리겠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유수의 기업 창업자들이 젊은 직원들의 지적과 불만에 직접 대응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달 25일 전직원 앞에 나서서 최근 불거진 인사보상체계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양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성과급 처우가 부족하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거셌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에서는 인사평가 논란이 일었다. 인사평가에 납득하지 못한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다면평가의 한계점과 인기평가 방식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양사의 수장들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회사 인사 보상 체계와 비전을 공유하고 현재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며 부족한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개선을 약속했다. 직원들의 평가는 반반으로 갈리고 있다.
기존 최고경영자(CEO)들과는 다른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노조측은 직원들의 의문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아쉬운점을 곧바로 지적했다.
과거 대기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림이다. 두 리더들이 20대~30대로 분류되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들은 자유롭게 본인의 의견을 표출하는 세대다.
이번 성과급 논란에서도 젊은 직원들은 “단순히 돈을 적게 줘서 불만”이라고 말하는 대신 투명한 성과급 기준을 공개하고 이에 합당한 보상을 지급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IT분야는 MZ세대가 주류를 이루면서 경직된 기업문화가 합리적이고 수평적으로 변하는 중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뿐만 아니다. 기존 대기업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SK텔레콤·삼성전자·LG그룹 등에서도 젊은 직원들의 불만이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연봉을 모두 반납하고 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연동키로 수정했다. 과거 아버지 세대에서는 상상할수 조차 없는 조치다.
기업의 미래를 생각하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회사의 성공을 임직원이 타당한 기준으로 나눠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경제 논리다. 경영진을 의식하지 않고 비판하는 것도 ‘애사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성과급 논란은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과도한 연봉이나 보상 체계는 자칫 ‘고정비 상승’으로 회사의 투자 계획 등 장기적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의 변화는 거부할수 없다. 긍정적인 부분은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줄여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건전하고 합리적인 기업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양보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