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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사일 방어망은 왜 북한에 초점을 맞췄나


입력 2021.02.25 04:00 수정 2021.02.24 23:14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합참차장 "미사일 방어 능력 北에 초점"

50년대 처음 제기됐던 미사일 방어망 구상

냉전 종식 이후 회의론까지 제기돼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모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영상(자료사진) ⓒ미사일방어청

미국이 북한을 겨냥해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극한경쟁'을 예고한 중국도, 한때 체제경쟁까지 벌였던 러시아도 아닌 북한을 콕 집어 거론한 배경은 무엇일까.


존 하이튼 미국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23일(현지시각)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능력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튼 차장은 이날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를 주제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우리의 국가 미사일 방어 능력은 현재 중국, 러시아, 이란이 아니라 분명히 북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요격기(NGI) 개발과 북한 미사일 위협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실제로 그것(미사일)을 우리에게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격추할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기존 공중 요격미사일의 성능을 대폭 강화한 NGI 20기를 오는 2028년까지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하이튼 차장은 "적절한 시기에 NGI가 현 요격미사일을 대체하면 대북 억지에 효과적일 것"이라며 "북한이 어떤 변화를 만들든 우리가 북한에 앞서 있기에 더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북한이)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이튼 차장은 북미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 2017년 당시 "김정은과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해 아마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실제 발사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관련 대응력 제고 차원에서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요격미사일을 추가 배치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패트리엇 미사일 등 '종말(하강) 단계(Terminal Phase)' 요격에 초점을 맞춘 기존 미사일 방어 전략은 요격기 수량을 고려할 때 한계가 분명하다며, 향후 '발사 왼편(Left of Launch)' 에 초점을 둔 종합적 방어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발사 왼편이란 적성국의 미사일을 발사 이전에 무력화시킨다는 개념으로 △발사 준비 △발사 △상승 △하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발사보다 '왼편'에 있는 발사 준비 단계에 영향을 주는 활동을 뜻한다.


존 하이튼 미국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23일(현지시각)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를 주제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CSIS 유튜브
"북핵 문제, 美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배경"
"사드 역시 북핵 대응 차원에서 배치"


전문가들은 미국이 미사일 방어망을 구체화하는 데 있어 북핵 문제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미중 전략 경쟁 시대 한반도 안보쟁점'을 주제로 진행한 심포지엄에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의 근원은 북핵"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논의가 5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면서도 "미국이 소련과 군축협정을 맺은 이후 미국 내에서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후반에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문제 불거졌다"며 "불량국가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그때 나왔고, 그것이 미국 미사일 방어의 기본 개념이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상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계기로 구체성을 띠게 됐다는 뜻이다.


신 교수는 9·11테러 이후 미국 내에서 방어망 구축에 대한 절박성이 제기됐다며 "적어도 북한 등 불량국가들의 핵(미사일)에 대해 현실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기 시작할 무렵, 상승·중간·종말 순으로 이어지는 탄도미사일의 '3단계 비행 단계'에 각각 적용될 수 있는 '3층(다층) 요격 개념'을 수립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중국이 크게 반발한 한반도 사드 배치 역시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사드 배치를 한미일 방어체계 구축의 '첫 단추'로 여겨 강하게 반발했을 것이라면서도 "당시 주한미군은 분산돼있던 병력을 평택기지 한곳으로 모았다. 미국은 미군 기지를 겨냥한 북핵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병력의 90%가량을 평택기지에 통합 수용키로 한 만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방어망 구축 차원에서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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