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발언 뭐길래?…민주당 일제히 "정치보복 예고" 발끈

주호영 "전직 대통령도 사면 대상 될 수 있다" 발언

與 "겁박하냐" "대통령을 잠재적 범죄자로 여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직 대통령 사면이 국민 통합을 해친다고 한 발언은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국민 여론을 슬쩍 떠보고 서둘러 바람을 빼버린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중략) 현직 대통령도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들이 사면의 대상이 될 상황도 있을지 모른다. 늘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기대한다"

19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같이 발언했다. 전날(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일축한 것과 관련 재차 통 큰 결단을 촉구하는 취지였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당 차원의 공식 논평뿐 아니라 개별 의원들도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놨다.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현직 대통령을 향해 정치 보복을 예고하는 망언으로 또다시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격이야 어찌 되든 정권을 잡으면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망국적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해당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두 전직 대통령의 죄에 대한 대국민 사과부터 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트위터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금도를 넘어선 현직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고 협박"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모독성 발언이자,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선전포고이자 겁박"이라며 "정치 지도자가 담아서는 안 되는 막말의 극치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박상혁 의원은 "현직 대통령이 퇴임 후 구속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매우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망발을 퍼부었다"며 "제1 야당 원내대표가 현직 대통령을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고 있다는 소리로 들리진 않았냐"고 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은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용서를 구해야 할 책임있는 분께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정치보복을 선언한 것"이라며 "정중히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온택트 정책워크숍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했는데 응할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 "뭐 때문에 사과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치보복은 자신들(현 집권세력)이 한 것"이라며 "저는 세상 이치를 얘기한 거다. 음지가 양지가 될 수 있고 양지가 음지가 될 수 있기에 양지에 있을 때 음지를 생각하고 음지에 있을 때 양지를 생각해야 국민통합이 가능하다는 일반론을 얘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