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눈에 화살 쏴 실명시킨 초등생, 책임은 모두가 지게 됐다

친구가 쏜 화살에 A군 왼쪽 눈 실명

'교사 책임 없다' 경북도교육청 항소 기각

재판부, 가해 부모·교사 모두 책임

수학여행에서 친구가 쏜 장난감 화살에 맞아 실명한 초등학생 A군(당시 12세) 사건에 대해 법원이 가해 부모와 교사가 모두 책임을 져야한다고 판결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12일 대구고법 제2민사부(부장판사 이재희)는 A군 측이 가해 학생 부모와 경북도교육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교사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경북도교육청의 항소를 최근 기각했다.

경북도교육청이 항소심 판결 후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지난 2017년 경북 영주의 한 초등학교 6학년이던 A군 등 학생 20여 명은 총 4명의 인솔교사와 함께 경기도로 1박 2일 캠프를 떠났다.

이날 A군과 B군은 같은 방을 배정 받았고, 새벽까지 놀던 B군이 장난감 활 세트를 꺼냈다. 화살에는 고무패킹이 끼워져 있었지만 B군은 이를 제거한 뒤 집에서 갖고 온 커터 칼로 화살 끝부분을 날카롭게 깎았다.

이후 B군은 A군을 향해 화살을 겨눴고, A군은 베개로 얼굴을 가리며 방어했다. 하지만 베개를 내리는 순간 B군이 화살을 발사해, A군의 왼쪽 안구에 맞았다.

심한 부상을 입은 A군은 즉시 병원에 후송됐고 수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실명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사 결과, B군의 행위는 고의성이 인정돼 전학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14살 미만의 촉법소년이어서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이 사건에 대해 2019년 대구지법 1심 재판부는 "가해 학생과 경북도교육청이 A군에게 치료비 등 손해배상금 2억 2700만 원과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초등학교 고학년 수학여행에서 예측할 수 있는 사고인데 담당교사가 지도·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사건이 발생했고, 가해 학생의 부모는 이런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자녀를 교육할 의무가 있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