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SNS 소재로, 역기능까지 짚으며 공감
디지털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새로운 만남, 일상 공유를 통한 유대감을 얻을 수 있는 SNS는 다양한 사람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새로운 소통 창구다. 오프라인에서도 전화번호를 교환하기 앞서 SNS 친구를 먼저 맺으며 친분을 쌓아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요즘 사람들에게 SNS가 생활 속 깊이 침투하자 공감과 트렌드를 잡기 위해 SNS를 소재로한 영화들이 줄이어 등장하고 있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아이엠히어'는 공통된 관심사만 있다면 지인 뿐 아니라 나이, 국적을 넘어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는 SNS의 특징을 활용했다. 영화는 프랑스 중년 남성 스테판(알랭 샤바 분)이 SNS로 알게된 한국 여성 수(배두나)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으며 시작된다. 스테판은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수를 11일 동안 기다린다.
스테판은 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한국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체험하며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 '#나여기있어요'라는 수에게 해시태그를 걸어 업로드한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SNS를 적극 활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스테판이 수를 만나고 난 후부터는 SNS이 가지고 있는 역기능도 함께 조명한다.
특히 SNS가 한 사람을 판단하는데 아주 단편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스테판이 알고 있는 수의 모습은 극히 일부일 뿐더러, 가짜인 경우도 있었다. 스테판은 SNS 속 유대감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가고 싶었지만 수는 "SNS는 SNS로만 남았어야 한다"며 스테판에게 안녕을 고한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페뷸러스'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인플루언서를 꿈꾸지만, 결국 허울 뿐인 적나라한 SNS 속 이야기가 재기발랄하게 담겼다.
작가가 되기 위해 2만여명의 팔로워가 필요한 로리(노에미 오파렐 분), 할리우드 스타급 인기를 자랑하는 인플루언서 클라라(줄리엣 고셀린 분), SNS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엘리(모우니아 자흐잠 분) 세 명의 이야기를 그렸다.
팔로워 수가 곧 권력인 SNS 세계에서 로리는 좋아요 버튼 하나 더 받기 위해, 자신의 몸을 성상품화를 하거나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는 일 조차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
점점 보이는 삶을 치우쳐 친구 엘리와 멀어져가고, 인기가 수그러들자 빈껍데기만 남는다. 결국 세 여자가 서로의 가치관과 다름을 인정하며 친구가 되어가는 결말을 맺지만, 서로가 연결돼 언제, 누구와도 소통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SNS가 한편으론 가장 외롭게 만드는 도구임을 말했다.
존 조가 주연을 맡아 한국에서 흥행한 '서치'도 실종된 딸을 찾는 과정에서, SNS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보여줬다. 데이빗(존 조)이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에서 실종된 마고(미셸 라 분) 흔적을 찾지만, 알면 알 수록 딸이 가장 낯선 이가 되어버리는 경험을 한다. 또 관심 받기 위해 마고와 친하지 않은 친구가 SNS에서 '가짜 친구' 행세를 하는, 일명 '팔로워 장사'에 심취한 탐욕은 SNS의 이중성을 짚는다.
그러면서도 딸을 찾는 결정적인 단서는 모두 SNS에서 찾을 수 있었다. 현실에서 외톨이였던 마고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곳이 SNS였다.
SNS의 팔로워, 좋아요 수가 어느새 경쟁력이 된 시대가 됐다. 영화는 모두가 행복해보이는 SNS 세계지만 한 걸음 떨어지면 소통 부재, 익명성으로 인한 무분별한 정보와, 감정, 관심을 구걸하는 인간관계까지 SNS의 허와 실을 꼬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