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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정유사 수요 직격탄에 '시름 가중'


입력 2020.12.30 06:00 수정 2020.12.29 12:11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로 각국 셧다운 강화…제품 수요 회복 더뎌질 듯

정유사 11월 평균 가동률 71.8%…정제마진도 1달러대로 '지지부진' 흐름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영국발(發)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정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각국 국경 통제 및 봉쇄 조치 강화 움직임에 석유제품 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최근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량 역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가동률도 70%대 초반선으로 떨어져 정유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이 불가피해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글로벌 확산 추세로 '보릿고개'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존 보다 감염력이 최대 1.7배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이후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선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위스, 포르투칼 등에서 감염자가 발견됐고 중동에서는 레바논,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싱가포르, 캐나다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왔다.


각국 정부는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망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발 여객기 입국을 전면 금지하거나 외국인의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제유가도 출렁이고 있다. 11월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던 브렌트유는 28일 기준 배럴(bbl)당 50.86달러로 전일보다 0.43달러 떨어졌으며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도 0.61달러 적은 47.62달러에 그쳤다.


정유업계는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각국별로 봉쇄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석유제품 수요도 덩달아 감소할 것으로 우려한다.


국내 정유사 월평균 가동률 추이ⓒ한국석유공사 자료, 데일리안 편집

이 같은 흐름은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판매 및 가동률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계 기준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량은 4억3283만2000배럴(bbl)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억7813만5000배럴보다 9.5% 줄어든 수치다.


특히 항공유 수출량이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항공유 비중은 전체 석유제품 수출에서 17.8%에 달한다.


국내 소비량도 코로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1~11월 누계 석유제품 국내 소비량은 8억222만6000배럴로 전년 동기 8억4652만1000배럴 보다 5.2% 줄었다.


항공유의 국내 소비가 현저히 줄었지만 석유제품 수요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연료유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해 가파른 하락세를 방어했다.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 부진과 지지부진한 국제유가 흐름 등의 영향으로 정유사들의 정유설비 가동률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11월 평균 가동률은 71.80%로 전년 11월 보다 9.59%p 하락했다.


정유사들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가동률을 이보다 하향 조정할 경우, 70%대의 벽도 허물어질 수 있다. 가동률 추이는 정유사들의 판매실적과 직결되는 것으로 올 4분기 마진 악화는 물론이거니와 내년 1분기 역시 낙관하기 힘들다.


지지부진한 정제마진 흐름 역시 정유사들의 시황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2월 넷째주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3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보다 0.2달러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으로는 팔수록 손해가 생기는 구조다.


수익성 악화로 올해에만 5조원대 적자를 낸 정유사들은 내년에도 불황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봉쇄 조치가 내년 1~2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추세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실제적인 석유제품 수요 반등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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