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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의원에게도 "탈당하라" 당 흔드는 친문 지지층


입력 2020.11.28 08:00 수정 2020.11.28 06:09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극소수 의원들 비판적 목소리에 친문 집단 압박

갈등 조정하고 중심 잡는 '중진' 역할도 안 통해

친문 압박에 '통일된 목소리'만 허용되는 분위기

"공수처 기다리는 당원들께 죄송하기 짝이 없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페이스북 댓글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극소수 의원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징계청구 조치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자, 강성 친문 지지자들은 이들 의원들에게 "탈당하라"고 집단 압박을 가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쓰레기 악취 나는 싸움, 너무 지긋지긋하다"며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엄청난 고통을 겪는 국민께 2중, 3중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으로서의 리더쉽도 붕괴되어 더이상 그 직책 수행이 불가하다"며 "이유나 경위 등을 따질 단계는 이미 지났다. 둘 다 동반 퇴진시켜야 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지역구 대전 유성에서만 '5선'을 한 이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20대 국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정치권에서는 오랜 정치경험을 토대로 갈등을 조정하고 당의 중심을 잡는 게 중진의 마땅한 역할로 여겨진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 강성 친문 지지자들은 이 의원의 페이스북에 몰려와 수백 개의 비난·조롱 댓글을 쏟아냈다. 이들은 "추 장관이 외롭게 싸우는 데 민주당 의원이 돕지는 못할망정 기레기들한테 떡밥을 주느냐", "내부총질 하지 말고 당을 떠나라", "윤석열한테 약점을 잡힌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윤석열을 배제하면 형사사법의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냐. 시민들은 검찰개혁이나 추미애·윤석열로 시작되는 소식보다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경기가 좋아졌다는 뉴스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적었다가 강성 친문 지지층의 집단 항의를 받았다. 페이스북 게시글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그를 비난하는 글과 댓글이 쇄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탈당하라"는 글이 주를 이뤘다.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윤 총장을 내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부·여당이 국민의 마음을 얻긴 어려울 수 있다"며 현직 의원이 아닌 '정치평론가'로서 조언했지만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국민의힘과 한통속"이라는 말을 들었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4인방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가 균형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금태섭 전 의원이 공천 배제되고 김해영 전 의원이 낙선하면서 그마저도 와해됐다. 이후 21대 국회에서는 사실상 통일된 목소리만 허용되는 분위기가 됐다.


국정조사 지시와 공수처 출범 압박 등 연일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관훈토론회에서 "친문 지지층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며칠 뒤 당원 게시판에 처음으로 올린 글에서는 "공수처를 애타게 기다리시며 개혁·공정·민생·정의 입법을 재촉하시는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기 짝이 없다"며 "더는 공수처 출범을 늦추지 않도록 하겠다"고 몸을 바짝 낮췄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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