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전국 상가 공실률 악화
반값 임대료 등 임대인 에게 기대는 정책 한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상가 공실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은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대형상가의 평균 순영업소득도 감소했다.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장사를 접는 임차인 뿐 아니라, 월세를 받아 생활비와 대출이자를 충당하는 생계형 임대인의 상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국 상가 평균 공실률은 오피스 11.2%, 중대형 상가는 12.4%, 소규모 상가는 6.5%로 나타났다.
오피스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0.1%포인트(p) 감소했으나, 중대형ㆍ소규모 상가는 각각 0.3%p, 0.5%p 증가했다. 특히 중대형 상가는 지난 2009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악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대표적인 활발한 상가 시장 지역인 서울 강남구를 비롯해 여의도·마포 중대형상가 공실률이 모두 높았다. 같은 기간 강남 지역 평균 공실률은 11.3%로 전분기 대비 1.5%p, 여의도·마포 역시 9.4%로 0.9% 증가했다.
신논현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해 초 코로나19가 터진 이후로 시간이 갈수록 빈 점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일부 임대인이 월세를 조정해준 곳도 있으나 기본 1000만원 이상씩인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임차인들이 장사를 접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광역시 등 주요 도시도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3분기 공실률은 경기도와 경상남도를 제외하고는 전국 주요도시에서 모두 증가했다. 특히 세종은 전분기 대비 3.9% 증가한 18.2%를 기록했고, 대전은 0.9% 증가한 14.0%, 경북은 0.9% 증가한 18.6%를 나타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 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상가 시장의 분위기는 몇해 전부터 침체되는 분위기였다”며“여기에 코로나19 확산이 상가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고 분석했다.
공실률이 높아지자 순영업소득 역시 크게 감소했다.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1㎡당 평균 순영업소득은 2만35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분기(3만1900원) 대비 약 26.3% 감소한 수치다.
중대형 상가의 순영업소득 감소는 코로나19 시작된 올해 1분기부터 시작됐다. 2019년 4분기 전국 순영업소득 3만3300원을 기점으로 2020년 1분기(3만2200원), 2020년 2분기(3만 1900원), 3분기 2만3500원까지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상황이 악화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민간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참여를 지속 유도하기 위해 임대료 인하액의 50%를 소득‧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하는 착한임대인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민간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지원 강화, 공공부문 직접 임대료 인하 등 소상공인 임대료 완화 정책은 기존 정책보다 한 발 더 진전된 안”이라며 “착한 임대인 운동이 더욱 확산해 소상공인의 임대료 경감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임대인에게만 기대는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상가전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임대인들은 세액공제가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말한다”며 “임대료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것은 임대료로 세금이나 대출이자 등을 충당하는 임대인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할 수 있는 적정금액을 찾아 합의점을 마련하는 방안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