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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흥분·긴장...김연경 “오신 팬들이 진정한 승자”


입력 2020.11.11 22:45 수정 2020.11.11 22:5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급 접전...흥국생명 3-2 승

수훈선수 김연경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

GS칼텍스 꺾은 흥국생명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라이벌전을 넘어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을 떠올리게 할 만큼의 접전이었다.


흥국생명은 11일 장충체육관서 벌어진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2, 25-19, 23-25, 17-15) 승리했다. 개막 6연승을 질주한 흥국생명은 6승 무패(승점16)로 1위를 지켰다. 연승에 실패한 GS칼텍스는 3위(승점7)에 머물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으로 인해 제한됐던 입장 관중을 경기장 수용 규모의 50%까지 확대한 이날 양 팀은 관중들에게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을 선물했다.


결과는 흥국생명 승리였지만 GS칼텍스가 승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흥국생명을 물리쳤던 컵대회의 'MVP' 강소휘가 부상으로 결장했는데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두 세트씩 나눠가진 양 팀은 5세트 막판까지 높은 집중력으로 혈전을 펼쳤다. 관중들은 매치포인트가 나올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다.


GS칼텍스는 이소영과 러츠를 앞세워 5세트 리드를 잡았다. 5세트 종반에도 GS칼텍스는 13-11까지 앞섰다. 김연경이 공격 실패 뒤 흥분해 네트를 잡고 흔들 정도로 흥국생명은 초조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김연경이 네트를 잡고 흔든 것을 문제 삼거나 서브를 놓고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는 등 묘한 신경전을 펼쳤고,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비디오판독 도중 항의를 하다가 주의를 받았다.


김연경 ⓒ 뉴시스

결국, 승리는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13-14로 끌려가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5-15에서는 이소영의 퀵오픈을 김미연이 막아냈고, 이재영이 퀵오픈으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한 흥국생명 선수들은 마치 우승한 것처럼 기뻐하며 서로를 얼싸안고 뛰었다.


수훈 선수는 역시 김연경(38득점)이었다. 챔피언결정전 같은 한판을 치른 뒤 김연경은 인터뷰에서 “장충체육관에 오신 팬들이 진정한 승자다. 어떤 팀이 이겼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고 잘 싸웠다”며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졌지만 잘 싸운 GS칼텍스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경기에 앞서 “GS칼텍스와의 경기는 라이벌전처럼 되어가는 것 같다. 준비를 더 잘하겠다”며 상대를 의식했다. GS칼텍스는 한국배구연맹(KOVO) 컵대회 결승에서 예상을 뒤엎고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달 21일 장충체육관서 열린 V리그 첫 대결에서 1-3 패했지만, 막판 맹추격으로 한 세트를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날은 러츠와 함께 공격의 핵심인 강소휘가 빠진 상황에서도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배구 여제’ 김연경도 의식하는 GS칼텍스는 ‘어우흥’에 제동을 걸 대항마로서의 강력한 힘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그 덕에 배구팬들은 ‘봄배구’ 전부터 챔피언결정전급의 경기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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