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 파워 등에 업고 1라운드 5전 전승
라이벌 구도 기대하는 팬들 관심 GS칼텍스전에 쏠려
‘배구 여제’ 김연경(32)이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의 5연승을 주도했다.
흥국생명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펼쳐진 ‘프로배구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22 25-19 25-16) 완파했다. 올 시즌 1라운드에서 5전 전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서서히 독주 채비를 하고 있다.
역시 김연경이었다. 지난 3일 현대건설전에서 양팀 최다 26점(공격 성공률 53.84%)을 올린 김연경은 이날도 19점(공격 성공률 46.87%)점을 쌓으며 흥국생명 승리를 이끌었다. 막강한 공격은 물론 서브 리시브에도 적극 나섰고, 블로킹도 2개 기록했다.
흐름이 넘어갈 때 흐름을 돌렸고, 쐐기를 박아야 할 때 내리꽂았다. 김연경이 든든하게 자리하자 남자친구 서진용(SK 와이번스)이 보는 앞에서 이재영은 16점을, 루시아 프레스코(29)는 9점을 올리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어우흥’이라는 말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활약을 앞세워 11년 만에 5연승을 질주했다. 김연경을 비롯해 이재영-이다영 등 국가대표 멤버들이 주축을 이룬 흥국생명의 전력이라면 팀 최다연승(13) 기록에도 도전할 만하다.
그래서 오는 11일 GS칼텍스전은 더 큰 관심을 모은다. 장충체육관 홈팬을 위한 1273석, 원정응원석 419석 포함 총 입장권 1692장이 10분 만에 매진됐다. 물론 GS칼텍스는 올 시즌 유관중 체제에서 이미 매진을 기록한 바 있지만, 이번 맞대결은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과의 라이벌 구도를 기대하는 팬심이 폭발하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김연경도 이날 경기를 마치고 “매진 소식을 들었다. GS칼텍스와의 경기는 라이벌전처럼 되어가는 것 같다. 준비를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천하의 김연경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팀이다.
지난 9월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한국배구연맹(KOVO) 컵대회 결승에서 격돌했다. GS칼텍스는 예상을 뒤엎고 사상 첫 무실세트 우승을 노렸던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에 앞서 흥국생명의 전력을 체감하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는 전문가들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GS칼텍스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흥국생명을 완파했다. ‘생태계 파괴’ ‘어우흥’이라는 말이 팬들 사이에서 나오던 시점에 일으킨 반란이다. MVP도 김연경이 아닌 강소휘가 차지했다.
차상현 감독의 전략과 GS칼텍스 선수들의 패기가 빛났다. 러츠(25점)-이소영(18점)-강소휘(14점)가 고르게 공격에 성공했다. 국내 최장신 러츠와 문명화(189cm)는 김연경-이재영으로 쏠린 레프트 공격을 막기 위해 악착 같이 블로킹을 시도했다. 이재영을 겨냥한 강력한 서브로 리듬도 깼다.
서브와 블로킹 대결에서도 흥국생명을 앞섰다. 흥국생명은 이날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리면서 효과적인 반격을 하지 못한 채 예상 밖 완패로 고개를 숙였다.
이후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의 대항마로 꼽히면서 두 팀의 대결은 V리그 최고 흥행카드로 떠올랐다.
지난달 2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첫 대결에서는 1-3 패했다. 강소휘(17점)를 비롯해 러츠(32득점)-이소영(14점) 삼각편대가 활약했지만 1,2세트 듀스 고비를 넘지 못했다. 14-20까지 밀렸던 3세트를 막판 맹추격으로 뒤집어 한 세트를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KOVO컵 때와 마찬가지로 GS칼텍스는 강한 서브를 앞세워 흥국생명 수비를 흔들면서 역전했다. 이날 GS칼텍스는 리시브 효율과 디그 등 수비에서는 흥국생명을 앞섰다. 라이벌 또는 대항마의 끼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경기 후 김연경은 "한수지와 러츠가 블로킹에 나서면 높이는 유럽 수준“이라며 인정했다.
비록 1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졌지만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의식하는 GS칼텍스라면 연승 제동도 기대할 수 있다. 유관중 허용 비율이 50%까지 늘어나는 첫날 피어오르는 ‘어우흥’을 누를 수 있을까. 점점 달아오르는 V리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