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중요한 발표와 성과 있길 희망"
강경화, '쿼드 플러스' 불참 의사 밝힌 바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방한 일정을 취소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일본을 찾는다.
미국이 일본·호주·인도 간 4자 협력체인 '쿼드(Quad)'를 통해 대중국 전선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돼 관련 논의에 선을 그어온 한국이 미국 안보 구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4일(현지시각)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쿼드 파트너들을 만나는 것은 우리가 준비해온 프로젝트"라며 "중요한 발표와 중요한 성과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쿼드 회동 이후 몽골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축소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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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 측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예정된 방한을 연기하게 됐다"며 한국 측의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 일정을 취소하면서도 일본을 찾아 쿼드 논의를 벌이기로 한 만큼, 미국의 우선순위가 한반도 정세 관리보다 중국 압박에 있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앞서 한미 조야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군사도발 가능성이 점쳐지는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앞두고 한국을 찾는 만큼, 상황관리 성격의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쿼드 논의 진척을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외교 당국은 쿼드가 '낮은 수준의 협력체'에 불과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쿼드 구상이 '오래된 구상'인 데다 구체성 있는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쿼드 국제기구화 등에 대한 진척이 있을 경우 한국 정부의 입지가 궁색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쿼드를 공식 국제기구화 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쿼드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자안보협력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국·베트남·뉴질랜드를 포함하는 '쿼드 플러스(Quad plus)' 구상도 공개한 바 있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쿼드 참여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은 상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미국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대담에서 한국의 쿼드 참여 의향을 묻는 질문에 "다른 나라들의 국익을 배제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