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에서 쏟아진 악재에도 승리 따낸 류현진에 찬사
트레이드로 영입한 비야 수비와 주루사 콕 집어 언급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쏟아진 동료들의 실수에도 기어코 시즌 3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시작된 ‘2020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토론토 2-1 승.
지난달 18일 볼티모어 원정 이후 3경기 만에 승리를 추가한 류현진은 시즌 3승(1패)째를 수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92에서 2.72까지 끌어내렸다. 최고 시속 92.2마일(약 148.4㎞) 직구를 비롯해 완벽하게 제구된 108km짜리 커브 등으로 마이애미 타선을 눌렀다.
지난달 29일 볼티모어전에서 6이닝 2실점 호투하고도 승리는커녕 내야수 트래비스 쇼의 어이없는 악송구로 인해 억울하게 자책점만 늘어났다.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포구도 아쉬웠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도 불안한 수비를 짊어졌다. 전날 타선의 폭발적 지원과 야수들의 호수비를 등에 업고 시즌 2승을 따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과는 사뭇 달랐다. 주루사와 야수들의 매끄럽지 못한 수비는 류현진 호투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트레이드로 영입한 조너선 비야는 공수 양면에 힘을 빠지게 했다. 2회말 코리 디커슨의 땅볼을 2루에 악송구하면서 타자와 주자 모두 살았다. 병살타로 처리됐어야 하는 상황이 무사 1,2루 위기로 바뀌었다. 류현진이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자들을 범타와 삼진으로 처리해 불을 껐다.
MLB.com 등에 따르면, 경기 후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 덕에 이겼다. 수비가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안타로 만드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졌다. 에이스다웠다”고 칭찬했다.
수비에서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토론토는 4회초 2사 후 비야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연속 안타로 2사 1, 3루의 찬스를 잡았다. 호투하는 류현진에게 리드를 안겨줄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3루 주자 비야가 상대 포수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최근 2연패에 빠진 토론토의 더그아웃은 득점 찬스를 어이없게 날린 직후 무거워졌다.
부담을 안고 등판한 4회에도 류현진은 실점 없이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고, 토론토 타선은 5회초 구리엘 주니어의 선제 투런홈런으로 2-0 리드를 잡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몬토요 감독은 “주루에서 실수는 더 아쉬웠다. 그런 실수를 범하면 유망주 투수를 상대로 득점을 빼앗기가 더 어려워진다. 매 경기 접전인데 체크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 지적했다.
몬토요 감독에서는 실수를 몇 차례 저지른 선수가 비야라 더 아쉽다.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 유격수 보 비셋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기대했던 비야는 내야 모든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도 8년에 이른다. 지난 시즌에는 볼티모어에서 타율 0.274, 24홈런, 73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 시즌에는 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 2홈런, 9타점을 기록한 우수 자원이다.
한편, 사실상 원맨쇼를 선보인 류현진에 대한 현지 취재진의 찬사도 쏟아졌다.
미국 디애슬레틱의 앤드류 스토튼 기자는 "류현진은 여기에 이기러 왔고, 다른 선수들은 지러 온 것 같다"고 꼬집었다. 현지 중계진도 “류현진이 공격과 수비의 실수를 짊어지고 승리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동료들의 모자란 지원과 실수에도 꿋꿋하게 자기 공을 던진 류현진은 다시 한 번 에이스의 저력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