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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락 코로나19 확진, 허덕이는 KBO리그의 이중고


입력 2020.09.01 08:14 수정 2020.09.01 09:4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KBO리그 개막 이후 최초로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올해 일정 완주 장담 못하고 적저 여파 미칠 내년도 걱정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 뉴시스

단 1명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선수 없이 기적 같은 레이스를 이어가던 KBO리그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31일 대전광역시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최근 고열과 근육통, 두통 증세를 보였던 신정락이 코로나19 검진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 KBO리그는 물론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발생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다. 방역 당국은 신정락의 최근 동선과 접촉자를 역학 조사하고, 가족도 검사할 예정이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LG에 입단한 신정락은 지난해 7월28일 송은범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37경기 등판해 37.1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은 16경기 1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신정락은 지난 6월 2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최근 공식경기는 7월 22일 퓨처스리그 고양 히어로즈전이다. KBO '코로나19 매뉴얼'에 따르면, 양성 판정이 나오면 해당 시설 및 방문 시설을 최소 2일 동안 폐쇄한다. 이에 따라 2군 경기는 중단되고, 한화 이글스 2군 선수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KBO리그 1군 경기일정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1군에 콜업된 선수는 바로 격리 및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KBO는 긴급 이사회 결의를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올해 완주? 내년은 어떡해”


김광현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해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코로나19 확진으로 파행에 가까운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개막조차 불투명했던 KBO리그는 아슬아슬하게 리그를 끌고왔다.


팀당 162경기 치르는 메이저리그는 올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60경기를, 일본도 143경기에서 120경기로 경기 수를 줄였다. KBO리그는 계획대로 144경기를 다 치르고 있다.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아래 단 한 차례의 중단이 없이 반환점을 돌았고, 7월말부터는 10~25%의 관중까지 수용했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관중석에서 음식물 섭취와 육성응원도 제한하며 기적에 가까운 레이스를 이어갔다.


한화 이글스 신정락. ⓒ 뉴시스

들춰보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적자 구조 속에서 버텨온 구단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이 수준의 관중 동원으로는 적자를 메우기에 턱없이 부족했지만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 관중이 입장하면서 선수들의 집중력도 살아났다.


오래가지 못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시로 관중은 받을 수 없게 됐다. 정부의 방역 강화 방침에 따라 3주 만에 다시 '무관중 경기'로 전환했다. 최대 70% 관중 수용까지 기대했던 KBO리그의 꿈은 사실상 깨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KBO리그 내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 이제는 유일한 목표가 리그 완주가 되어버렸다. 1군에 콜업된 선수들 검사 결과에 따라 리그가 중단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 위기에 놓였다.


해당 선수들의 검사 결과와 별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필수적 사회경제활동 외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 프로스포츠도 즉각 중단된다. 3단계로 격상되면 KBO리그 역시 멈춘다. 중계권과 계약된 광고, 선수단 연봉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졌던 리그는 다시 큰 고비를 맞이하게 됐다. 당분간 관중 입장은 고사하고 포스트시즌까지 완주하는 것이 최대 목표가 됐다. 올해도 올해지만 내년에 대한 걱정은 더욱 크다.


가뜩이나 수익 구조가 취약한데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무관중 체제에서 큰 적자에 허덕이며 어렵사리 겨우 버티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 자유계약선수(FA)나 외국인선수 영입, 신인 계약에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더 답답한 것은 내년에도 이런 상황에서 리그를 진행한다면 버틸 재간이 없다는 점이다.


당장 완주를 걱정해야 하는 올해나 적자의 여파를 감당해야 할 내년도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에 빠진 KBO리그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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