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판매 종료 '이마트 KB국민카드', 신청량 폭주에 "발급 지연"
'네이버페이 신한체크' 단종에 8만명 몰려…"구관이 명관" 인식 확산
최근 카드사들이 기존에 운영 중이던 카드 상품을 대거 없애고 신상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신상품보다 단종카드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오는 31일 이후 판매를 중단할 예정인 ‘이마트 KB국민카드’에 대한 발급 지연 안내에 나섰다. 이 상품은 이마트와 커피, 학원업종 등에서 5~10% 할인 혜택이 적용되는 카드로, KB 내 다른 카드와 실적을 공유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굴비카드’로 알려지며 높은 인기를 끈 바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해당 카드의 단종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신청량이 폭주하면서 현재 카드자재가 부족해 발급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31일 오후 5시까지 신청된 카드는 판매 중단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발급 교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단종을 앞둔 카드에 신청자가 몰리는 기현상은 여타 카드사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5월 현대카드 ‘제로(ZERO) 에디션’도 이른바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몰린 가운데 2개월 가량 추가 발급이 이어졌고, 지난 2월 신한카드가 네이버와 손잡고 출시한 '네이버페이 신한카드 체크'가 단종된다는 소식 이후 사흘 동안 신청자 8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현행 여전법 상 카드상품 신규 발급 중단의 경우 별도의 고지 의무는 없다. 이로 인해 ‘단종카드’를 둘러싼 상품 문의나 이용자들 간 정보 공유도 활발한 실정이다. 일선 소비자 커뮤니티에서는 “혜택 좋은 카드들이 더 빨리 단종된다”며 단종 예정 상품명과 혜택 관련 정보를 알려주거나 추천을 받는 게시물들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단종카드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배경은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경영환경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비용 경감 등을 이유로 카드에 탑재된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아예 ‘알짜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 역시 올해 초부터 시행 중인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통해 카드 상품에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규제에 나서고 있다.
결국 대내외적 요인으로 단종카드 자체가 신상품 대비 소비자 입장에서 혜택 좋은 카드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업계 분석이다. 특히 매년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단종카드(19년 기준 160종)와 카드사들의 상품 운용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점도 단종카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 방어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나가는 상품들을 자체적으로 줄여나갈 수 밖에 없다”며 “카드 혜택에 관심 있는 이용자들도 더 이상 과거보다 좋은 혜택을 담은 카드가 나오기 힘든 구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조금이나마 좋은 혜택을 받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