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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힘들더라도 미래 위해"…태극기 세력과의 결별 나선 통합당


입력 2020.08.24 00:00 수정 2020.08.24 08:5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중도 확장 나선 통합당, "이제 태극기와 결별할 타이밍" 목소리

"지금 보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광화문 집회가 아니라 선거 승리"

미래통합당 지도부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이 '태극기 세력'이라 불리는 강성 보수 세력과의 결별에 나서고 있다. 이들 세력이 주도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 시점과 코로나19 재확산세의 시점이 맞물리며 통합당의 책임론이 대두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양산되자, 결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통합당이 그간 태극기 세력과 확실하게 선을 긋지 못했던 이유로는 탄핵 사태 이후 보수 진영 전체가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이들이 가장 확고한 보수 지지층이었던 데 대한 미련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4·15 총선까지 통합당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연일 광화문서 반정부 집회를 열며 태극기 세력을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삼기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가 "전광훈 세력하고 놀아난 것이 황교안 체제까지의 통합당"이라며 "통합당이 그 대가를 지금 치르는 것"이라고 비난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하지만 참패라는 총선 결과를 받아든 이후 중도로의 외연 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 현 상황에선 극단적 목소리와 투쟁 방식으로 국민적 여론이 좋지 못한 태극기 세력과 확실하게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통합당 의원은 2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 정부의 실정을 바라보는 태극기 세력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만큼 보수 진영이 지향해야 할 지점은 광화문에 모여 집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중도로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금 얻고 있는 과정에 있다. 태극기 세력 분들도 당장은 우리가 밉더라도 언젠가 진심을 믿어주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근식 "전광훈·기독자유통일당·우리공화당, 통합당이 결별해야 할 분들
중도층과 상식적 보수는 태극기 집회에 동의 못해…어렵더라도 가야할 길"
다음달 시작될 당무감사 통한 대대적 인적·조직 개편으로 실질 행동 나설 듯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고 대한민국을 바로잡기 위해 광화문에 자발적으로 모인 분들은 야당의 소중한 자산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과는 이제 결별해야 한다"며 통합당이 결별해야 하는 '극단적 태극기 세력'의 4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4가지 기준으로 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무효를 주장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부인하고 비난하며 역사적 의미 폄훼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유튜버와 이를 믿고 따르는 것 ▲막말·욕설·비상식적 언행 일삼기 등을 내세웠다.


김 교수는 "이러한 기준을 고려하면, 전광훈 목사와 그를 따르는 분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함께 하는 기독자유통일당, 조원진 전 의원이 이끄는 우리공화당 분들 정도가 통합당이 힘들지만 결별해야할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반문재인, 반민주당 세력이 모두 함께 모여 정권교체를 이루고 위기와 도탄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야 하지만, 함께 해서 오히려 정권교체를 어렵게 하고 결과적으로 민주당을 이롭게 하는 극단적 세력과는 결별할 수밖에 없다"며 "중도층과 상식적인 보수층은 태극기 집회의 행태에 결코 동의하지 못한다. 결별하는 과정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다음달부터 시작될 당무감사 과정에서 대대적인 조직 정비 작업을 펼쳐 태극기 세력과의 결별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강성 보수 성향의 당협위원장들을 중도 개혁적 성향의 인사들로 대거 교체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통합당은 이양희 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 교수를 신임 당무감사위원장에 임명한 바 있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무감사는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정례적 절차이지만, 올해만큼은 예년과 달리 대대적인 인적 개편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도부 차원에서 당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만큼 이러한 행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사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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