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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위험 관리능력 희비...외국계 은행 펀드 잔액 늘고 국내 은행은 줄어


입력 2020.07.31 06:00 수정 2020.07.30 22:03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SC제일·씨티은행 6월 말 잔액 4조4488억원…작년 말보다 6.4%↑

운용사·리서치팀 과거 실적 조회에 포트폴리오 리뷰 주기적 제공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최근 6개월간 펀드 판매 잔액이 3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최근 6개월간 펀드 판매 잔액이 3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금리 연계 파생상품(DLF) 및 라임자산운용 등 잇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시중은행들의 펀드 판매 잔액은 줄어든 반면 외국계 은행은 악재를 비껴가며 자산관리(WM)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31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올 6월 말 펀드 판매 잔액은 4조4488억원으로 작년 말(4조1774억원)보다 6.4%(2714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SC제일은행은 이 기간 2조360억원에서 2조2729억원으로 11.6%(2369억원) 늘었다. 씨티은행도 2조1414억원에서 2조1759억원으로 1.6%(345억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의 펀드 판매 잔액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작년 말 71조9461억원에서 올 6월 말 71조5971억원으로 0.4%(3490억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비껴간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보면 7.2%(3조7103억원)나 줄어든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이 기간 펀드 판매 잔액이 가장 많이 급감했다. 작년 말 16조8069억원이었던 우리은행의 펀드 판매 잔액은 올 6월 말 14조3494억원으로 14.6%(2조4575억원)나 떨어졌다.


하나은행도 15조6286억원에서 14조9692억원으로 4.2%(6594억원) 하락했고 신한은행 역시 3.1% 줄었다. 다만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늘어난 KB국민은행의 경우 20조8050억원에서 24조1663억원으로 16.1%(3조3613억원) 늘었다.


시중은행에서 사모펀드 악재가 연이어 터지자 철저한 위험관리로 사모펀드 이슈에 노출되지 않은 외국계 은행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두 은행은 DLF,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자체 심사 과정에서 모두 걸러냈다.


SC제일은행은 WM 상품 운용·관리 기준으로 ‘3P’를 내세우고 있다. 3P는 상품, 사람, 절차를 뜻하는 것으로, 펀드를 판매하기 전 운용사 신용등급과 운용 조직, 리서치팀의 과거 실적과 평판을 모두 조사한다.


또한 추천상품 선정, 운용사 실사(DD), 신상품 DD를 통해 나온 모든 결과물을 집합투자상품카운슬에서 승인을 받도록 했다. 집합투자상품카운슬은 투자자문부, WM업무관리부, 준법감시부, 금융소비자보호부 등 상품 또는 리스크 관련 부서의 헤드로 구성된 협의체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익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장 국면별로 해당 펀드가 어떤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냈는지 분석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산관리 인프라를 강점으로 DLF와 라임 등 일련의 투자상품 부실 사태를 겪으면서 차별성을 더욱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선진화된 모델포트폴리오 기반의 자산배분전략과 까다로운 상품 선정 프로세스 등을 통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처해오고 있다. 특히 계열 운용사가 없어 객관적으로 우수한 상품만을 추려낸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운용사 제휴 실사 과정에서 운용자산 규모, 설립 기간, 지배구조, 운용 철학, 위법 및 제재 현황, 재무 현황 등을 꼼꼼히 살피고 펀드 실사 과정에선 펀드의 규모 및 운용 기간, 운용 원칙 및 프로세스, 유동성 관리, 과거 성과 및 변동성 지표, 동일 자산 군 내 상대 성과 등을 검토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계열 운용사가 없어 상품 선정 과정이 매우 투명하고 각 WM센터에 포트폴리오 카운슬러가 상주해 판매직원들이 언제든지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의견을 구할 수 있게 했다”며 “주요 고객군에 대해서는 포트폴리오 카운슬러가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리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상품군, 특정 발행사가 발행한 상품에 과도하게 투자하고 있지는 않은 지를 확인하기 위해 투자상품 판매 과정에서 고객의 집중도를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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