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본 등 선진국 대비 노사협력 경쟁력 부족
경직된 고용시장에 노조의 거센 반발…인력배치 난항
정치적·투쟁적 노조활동 기업활동 ‘걸림돌…개선 필요
한국 노사관계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빈번한 정치적 파업과 경영개입 등 과도한 요구로 정상적인 기업 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는다는 설명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주한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주한외국기업 노산관계 인식’ 조사 결과 한국의 노사관계가 외국인투자유치에 부정적이라고 보는 기업은 54.3%로 긍정적이라고 보는 기업(16.7%) 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노사관계가 일본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투자규모를 23.4% 늘릴 것으로 응답해 이목을 끌었다.
이번 조사는 주한외국기업들 중 종업원 수 100인 이상인 9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한외국기업들들은 한국의 노사협력 경쟁력을 선진국 대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어렵고 전반적인 기업 경쟁에도 악영향을 미쳐 투자 유치를 꺼리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주한외국기업들은 한국의 노사협력 경쟁력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독일은 118.2, 미국은 115.8, 일본은 107.7, 중국은 91.1로 평가했다. 주요 제조업 경쟁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3개국 모두 노사 협력 부문에서 한국보다 우위로 본 셈이다.
주한외국기업들은 경직된 한국의 고용 시장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고용과 해고가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노조의 강한 반발까지 겹쳐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설문결과 주한외국기업들은 경영활동 중 노사문제와 관련해 가장 애로를 느끼는 부분으로해고, 전환배치 등 고용조정의 어려움(37.7%)을 꼽았다. 이어 ▲노조의 경영개입 등 과도한 요구(26.8%) ▲경직적 임금체계(16.7%) ▲노동관련 제도․정책의 일관성 부족(15.9%) 순으로 응답했다.
이들 기업들은 해당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투쟁적 노조활동과 상급 노동단체와 연계한 정치적 파업 등 악질적인 관행을 개선해야 된다고 봤다.
실제 설문결과 주한외국기업들은 한국 노조가 개선해야 될 관행으로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투쟁적 노조활동(46.4%) ▲상급 노동단체와 연계한 정치적 파업(30.4%)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파업(10.9%) ▲노조의 불법행동을 용인하는 관행(8.7%) 순이라 지적했다.
추광호한경연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되기위해서는 노사관계개선이필수적”이라며 “정부가 협력적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노사 간 대화 창구를 강화하고, 주한외국기업들의 노사애로 해소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