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을 보면 열정이 대단하다. 골프를 잘 치기 위한 필수장비도 모두 갖췄다. 하지만 투어 프로들과 달리 코스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캐디에 대한 존중은 부족하다.
투어 프로들도 처음가보는 코스의 블라인드 홀에서는 캐디에게 조언을 구하지만 대체적으로 코스를 보면 공략법이 파악된다. 습관화 되어 있다. 물론 경기 코스에서는 공식 연습라운딩을 하면서 전부 파악을 하고 접근한다.
티박스 한국코스는 대부분 산악코스다. 한쪽은 코스 안쪽으로 향한 비탈이고, 반대쪽은 코스 밖으로 비탈이다. 비탈 사이에 페어웨이러프벙커헤저드가 모두 있다. 바라보고 있으면 본능적으로 특정 장애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거리측정기를 사용해서 찍어보면 랜딩존이 형성된다. 장애물을 넘길 것인지 피해갈 것인지 전략을 세워 드라이버우드롱아이언 중 선택해 공략해야 하는데 막연하게 앞만 보고 치는 경향이 강하다.
오랜 시간 코스에서 들은 얘기 중 가장 웃긴 말은 “슬라이스홀입니다”라는 멘트다. 이것은 캐디 잘못이 아니다. 우측으로 도그렉홀인 경우와 바람이 불거나 티박스 설계가 우측으로 되어 있으면 슬라이스홀이라 한다. 아마추어들이 주로 우측으로 미스가 나와 진행 상황을 고려해 말해주는 것이다.
반대로 훅홀은 들어본 적 없다. 파5홀 세컨 지점에서는 당연하게 우드를 친다. 똑같이 코스를 바라보고 장애물을 파악하고 랜딩존을 상상해 거기에 맞는 클럽선택을 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서드샷 거리를 얼마에 남겨놓을 것인가다.
파4 세컨 부분은 공에서 핀까지 거리를 파악하고 핀 위치를 확인하면 랜딩존이 파악된다. 핀위치가 특정 방향 사이드쪽으로 몰려있는 경우, 반대 방향으로 쳐야 큰 미스를 범하지 않는다. 선택하는 클럽이 공격적으로 핀을 공략할 수 있는 클럽인지 수비적으로 쳐야하는 클럽인지 개인차가 있지만 그것을 파악하고 공략해야한다. 그것이 실력 차이다.
투어프로들은 특정 사이드 쪽에 있는 경우 드로우와 페이드를 의도적으로 구사해 공략하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은 샷메이킹에 자신이 없다면 큰 미스를 범하지 않아야 스코어를 유지하거나 어렵지 않게 플레이 할 수 있다.
골프장마다 그린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스피드와 그린 밀도차이를 초반 1~3홀 사이에 파악해야 한다. 어떤 그린은 부드러워 공을 잘 받아주면 런이 줄어들 것이고, 딱딱하면 런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을 항상 고려해 공략해야 한다. 그린에서 라이보는 방법은 가장 흔하게 높이를 눈으로 확인하고 발로 지면을 느끼고 잔디결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을 내려야한다. 캐디에게 라이를 물어봐도 자주 틀리는 경우는 라이를 잘못 본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와 캐디가 생각한 공 속도가 달라서 라이가 달라진다.
투어프로들은 전용캐디를 고용하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프로의 공 속도 파악이 가능해 라이 보는 게 일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가장 중요한 공 속도를 다른 기준점에서 말하기 때문에 틀린다. 가끔 플레이어와 잘 맞는 캐디를 만나는 이유는 그 캐디가 플레이어 성향과 공 속도 계산이 비슷해 잘 맞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남에게 의존해서는 발전이 없다. 앞서 언급한 모든 생각과 계산은 시간을 잡아먹기 때문에 동반 플레이어와 앞과 뒤팀 간격을 맞춰야하는 한국에서는 신속하게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글 / 김현우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