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축 시즌서 개막 60경기 4할 넘나든 알투베 4할 타자 후보 꼽혀
‘사인 훔치기’ 파장으로 시범경기부터 계속되는 사구와 야유가 걸림돌
올해 메이저리그(MLB)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초미니 시즌’으로 펼쳐지면서 꿈의 4할타자 출현 여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예정했던 경기수의 37%만 소화하는 2020시즌을 정상적인 정규시즌으로 보기 어려워 기록 가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테드 윌리엄스(1941년 0.406) 이후 ‘4할 후보’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타자가 호세 알투베(30·휴스턴 애스트로스)다.
착화 신장 168cm(실제 키 165cm)의 ‘MLB 최단신’ 알투베는 다른 선수들보다 팔과 다리가 짧지만 혀를 내두를 만큼의 하체 훈련량으로 이를 상쇄한다. 정교한 타격으로 이미 세 차례나 타격왕에 등극한 알투베는 강한 하체를 바탕으로 배트 스피드를 높여 장타 능력을 겸비한 거인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알투베는 9회말 2사 1루에 들어서 ‘특급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의 슬라이더를 통타, 미닛메이드파크 좌중간 담장 넘어가는 끝내기 역전홈런(타구 속도104.9마일)으로 정교한 타격과 파워를 겸비한 타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의 화려한 커리어에서도 가장 빛난 때는 MVP를 수상한 2017시즌. 개인 커리어 하이인 0.346의 타율을 찍은 알투베는 당시 개막 후 60경기에서 4할을 넘나들었다. 사인 훔치기가 당시에도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지만, 알투베는 2017시즌 홈경기 성적 보다 원정경기 성적이 훨씬 뛰어났다.
그러나 알투베의 4할 도전은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단장과 감독이 모두 물러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인 훔치기’ 여파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휴스턴 전력의 핵심인 알투베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알투베는 팀의 사인 훔치기 파장에 대해 고개를 숙이면서도 전자 장비(부저)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사인훔치기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빳빳한 자세를 유지했다.
2019시즌 AL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알투베가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9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고 홈으로 들어오면서 세리머니를 펼치려는 선수들에게 ‘옷을 찢지 말라’고 했다.
이를 놓고 유니폼 속에 부착한 전자 장비가 발각되는 것을 우려해 극적인 순간에도 ‘이성’을 놓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알투베는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인 훔치기 파장 이후 휴스턴 선수들을 향한 상대팀 선수들이나 관중들은 아직까지도 격한 어조로 “퇴출 대상”이라며 질타하고 있다. 지난 2017시즌 알투베에 안타깝게 밀려 MVP를 놓친 저지는 당시 알투베에게 보냈던 축하 메시지도 삭제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휴스턴 선수들을 상대로 한 위협구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정규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인 시범경기에서 유독 휴스턴에 사구가 쏟아진다. 시범경기에서 AL팀 중에는 가장 많은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고의성이 없는 사구도 있었지만 묘한 기운이 감도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2월 첫 시범경기부터 알투베는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석을 메운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고, 첫 타석 삼진 때는 환호까지 터져 나왔다. 휴스턴의 핵심 알투베에게 얼마나 크게 실망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분위기는 여전하다. 2020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하루 앞두고 치른 캔자스시티와의 시범경기에서도 알투베를 비롯한 알렉스 브레그먼-조지 스프링어 등 휴스턴 전력의 핵심 타자들은 사구를 기록했다. 알투베는 이날 주루 과정에서 포수와 충돌로 인해 교체돼 개막전 출전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무관중 체제 덕에(?) 경기장에서 쏟아지는 관중들의 야유는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상대 투수들의 보복성 위협구와 사구를 극복하지 못하면 혹시나 하는 ‘4할 타율’ 달성은 어렵다. 최단신에서 거인으로 성장하며 위풍당당했던 알투베가 냉엄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