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기성용과 입단 계약 조건 최종 합의 밝혀
30일 울산전 출전하면 K리그 최초 '쌍용더비' 성사
기성용(31)이 우여곡절 끝에 ‘친정’ FC서울로 복귀한다.
서울은 19일 “서울과 기성용은 입단 계약 조건에 상호 최종 합의했다. 20일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후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고 입단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만 없다면 FC서울로 공식 입단한다.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협상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두 번째 만남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마음을 굳힌 기성용은 자신의 SNS에 ‘Time to work Ki’라는 문구를 남겼고, 서울 베테랑 박주영(35)에게는 “형님 곧 봅시다♥♥”, 절친 구자철에게는 “얼른 한국으로 와라. 같이 뛰게”라는 말을 남기며 이적 결심을 알렸다.
서울 최용수 감독도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에서 1-3 역전패 뒤 가진 인터뷰에서 “(기성용)선수와 구단이 잘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뒤 국가대표 스타로 발돋움했다. 2006년 첫 시즌에는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2007년 세뇰 귀네슈 전 감독이 부임과 함께 날아올랐다. K리그 통산 성적은 80경기 8골·12도움.
2010년 21세 나이로 서울을 떠나 유럽에 진출했다. 스코틀랜드 셀틱을 시작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선덜랜드-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거쳐 올해 초에는 국내 유턴을 꾀했다.
하지만 서울과 협상은 결렬됐다. 전북현대 등으로의 이적도 노렸지만 2009년 12월 셀틱으로 이적할 당시 서울과 '국내 복귀 시 우선 협상을 해야 한다'는 조건과 더불어 위약금에 발목이 잡혔다. 당시 기성용을 놓친 서울 구단 프런트는 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국내 복귀 의사를 접은 기성용은 스페인 마요르카와 4개월짜리 단기계약을 맺고 떠났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리그의 중단과 재개 속에 제대로 뛰지 못했다.
부상 회복 등을 위해 마요르카와의 계약을 예정보다 일찍 정리한 기성용은 6월 말부터 국내에 체류한 기성용은 결국 서울과 합의하며 10여 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리그 10위에 머물러 있는 서울을 구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도 안게 됐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축으로서 서울 시절부터 가깝게 지내온 이청용과의 맞대결도 가능하게 됐다.
기성용과 마찬가지로 2009년 잉글랜드 볼턴 원더러스로 이적한 이청용은 지난 3월 유럽 생활을 끝내고 울산에 입단했다. 이청용 역시 친정팀 서울과 위약금 문제가 있었지만, 기성용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다. 11년 만에 모두 K리그로 돌아온 기성용과 이청용의 ‘쌍용 더비’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서울-울산전은 8월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