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 도입부 베껴" 애국가 편곡 논란 확산
전사자 유해 송환 공중급유기 바꿔치기 주장도
정치권 "보여주기 급급"…탁현민 책임론 제기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6·25전쟁 70주년 추념식이 잇따른 구설수를 낳고 있다. 애국가 편곡 논란은 물론 공중급유기 바꿔치기 등이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으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청와대 복귀 후 관여한 첫 대규모 행사다.
애국가와 관련한 논란은 지난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편곡돼 연주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국가 일부 버전의 전주와 유사하다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국가보훈처와 KBS교향악단은 교향악 등에서 자주 반복돼온 음형이라며 반박했지만,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북한 국가는 월북시인 박세영이 가사를 쓰고 광산노동자 출신 김원균이 작곡했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29일 해명자료를 통해 6·25전쟁 제70주년과 유해봉환식을 고려해 장엄한 관현악곡으로 애국가를 연주했을뿐 북한 국가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보훈처의 해명에도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은 끊이질 않고 있다. 탈북차 출신 국회의원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도입부 10초 가량이 북한 국가와 흡사해 내 귀를 의심했다"며 "애국가를 새롭게 연주했다지만 북한 국가와 비슷하게 편곡해서야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민경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름 아닌 6·25 행사에서, 다름 아닌 애국가를, 다름 아닌 KBS에게 편곡을 의뢰해서, 다름 아닌 북한 국가를 그대로 베껴서 연주했다"면서 "세상에 애국가를 편곡하라는 사람이 대체 어디 있느냐"고 꼬집었다.
누리꾼들은 "의도가 있는 편곡" "북한 애국가랑 똑같아서 놀랐다" "애국가를 왜 편곡 하느냐" 등의 지적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공중급유기 바꿔치기 논란도 제기됐다. 6·25전쟁 당시 숨진 국군 147구의 유해를 운구한 '공중급유기'에 영상을 투사하는 퍼포먼스를 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알고보니 유해를 송환한 공중급유기가 아닌 공군이 보유한 동일 기종의 다른 항공기 였다는 것이 이 논란의 골자다.
이 때문에 기념식을 기획 연출한 탁 비서관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박진 통합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6·25 70년 추념식은 70년 만에 미국을 거쳐 송환된 147구의 참전용사 유해봉환 행사는 엄숙하고 숭고해야 했는데도, 종전선언에만 집착하는 문재인 정부가 보여주기에 급급한 나머지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행사 책임자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청와대는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태용 통합당 의원도 "공중급유기 시그너스 4대 중 1대가 김해에서 서울공항으로 간 것으로 확인했다. 참전 용사 유해가 이 기체로 일시 옮겨졌고 행사를 마친 뒤 다시 김해공항으로 이동했다"며 "유해를 송환해온 비행기는 따로 있는데 마치 같은 항공기인 양 속였다. 명백한 쇼"라고 비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5일 해당 행사에 대해 "70년 만에 귀환하는 국군전사자 유해봉환과 함께 열린 이번 행사는6·25전쟁 당시 국가를 지키려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영웅에게'를 주제로 선정했다"며 "영문 부제는'Salute to the Heroes(영웅들께 경례)'로 UN참전국과의 우호 협력 강화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