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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그림' 다시 그리는 주호영…'전략적 공백' 공유하는 통합당


입력 2020.06.18 11:44 수정 2020.06.18 12:12        정도원 최현욱 기자 (united97@dailian.co.kr)

민주당의 노골적인 단독국회운영 의도에 충격

산사서 마음 다스리며 정국대응 '새 그림' 모색

통합당도 '공백' 공유…복귀 재촉은 않는 모습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이 전열 재정비를 위한 '전략적 공백'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법사위 장악을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 일방적 선출 과정에서 국회를 홀로 운영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의도가 드러난 만큼, 보다 '큰 그림'을 다시 그려서 정국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남 아산의 현충사를 참배하고 호서 권역의 사찰에서 마음을 다스린데 이어 호남 권역의 또다른 사찰로 몸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비롯한 북한의 대남 도발로 위기가 고조된 것을 핑계 삼아 민주당이 통합당의 상임위 등원을 회유하고 있지만, 주 원내대표는 복귀에 앞서 '큰 그림'을 제대로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적으로 제1야당 몫이었던 법사위를 빼앗아간 민주당이 '장물'을 가진 상태로 통합당에 국회 복귀를 촉구하는 것은 염치가 없는 일이라는 관점이다. 이는 곧 국회 운영을 혼자 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현 정권의 '대북굴종' 정책으로 촉발된 지금의 위기도 민주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면 현안보다는 오히려 민주당의 독주 선포로 야기된 의회민주주의의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집권 세력이 일방적으로 국정운영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만큼, 이에 제동을 걸고 2022년에는 국가를 정상화할 청사진 없이 덜렁 복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대책 없이 복귀해봤자 박병석 국회의장이나 김태년 원내대표가 부르는 자리에 괜히 말려들며 저들의 독단적 국회운영에 모양새만 갖춰주게 될 수 있다"며 "통합당과 보수 진영 전체의 전열을 재정비할 '큰 그림'을 그릴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당에서도 주호영 원내대표의 칩거를 이해하며, 공백 상황을 전략적으로 공유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아직은 연락이 없다"면서도 "돌아올 것"이라고 말해, 굳이 연락을 취하거나 복귀를 재촉해야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민주당이 19일 본회의 등을 내세워 원내 압박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강제로 가져가겠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며 주호영 원내대표가 견지하는 '원칙론'에 힘을 실었다.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가진 통합당 초선 의원들도 주호영 원내대표의 복귀 여부를 굳이 화두에 올리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주 원내대표에게 시간을 주는 모습을 갖췄다. 초선 의원들은 통합당 의석의 56.3%에 달한다.


배현진 통합당 의원은 이날 초선 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의 복귀에 관한 얘기는 전혀 없었으며, 원내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원내대표께서 칩거 중이기 때문에 연락을 드린 분도 없었다"라고, 주 원내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의 분위기를 전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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