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홍영표·우원식 연쇄회동하며
당대표 선출 시 대선 불출마 입장 피력
당권 구도, '이낙연 대 반이낙연' 재편
이낙연 측 '대세론' 끄떡없다는 입장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9 전당대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낙연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 홍영표·우원식 의원 등 이낙연 의원을 제외한 다른 당권 주자들이 모두 '당권·대권 분리'를 요구하면서 당권 구도가 '이낙연 대 반(反)이낙연'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에 도전하려는 사람은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에 당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 만큼, 당헌·당규를 고치지 않는 한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7개월 만에 당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
당 대표에 선출되면 차기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김 전 의원은 10일 홍 의원을 만나 당권 도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홍 의원은 이날 김 전 의원과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되면 임기를 채우겠다고 했다"며 "나는 대권 주자가 전당대회에 나가는 게 당에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전날 김부겸·우원식 회동에서도 비슷한 대화가 오갔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1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다만, 전당대회가 '조기 대권 국면'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미래 회장인 진선미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나치게 전대가 과열돼 대권 논쟁으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우리는 우려가 이미 (이 의원에게) 전달된 거로 본다"고 밝혔다.
반면, 이 위원장 측은 '이낙연 대세론'은 끄떡없다는 입장이다. 이낙연계로 꼽히는 이개호 의원은 10일 라디오방송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 대표 후보들 간) 다소 합종연횡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내) 많은 분들이 이 의원과 생각을 같이 한다.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김 전 의원의 '당 대표 당선 시 대선 불출마' 입장 표명에 대해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이 의원은 기자들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참 동안 답변을 머뭇거리다 "보도 이외의 것은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
같은 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토론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로부터 '김 전 의원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선 "똑같은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계속 하는 것은 고역이다. 이미 다 보도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