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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불사’ 김태형 감독은 왜 박차고 나왔나


입력 2020.05.15 00:05 수정 2020.05.15 08:1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김태형 감독 비디오판독 항의로 자동 퇴장

오심 논란 스스로 일으킨 주심 판단 아쉬워

비디오 판독 항의로 자동 퇴장된 김태형 감독(자료사진). ⓒ 뉴시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올 시즌 첫 퇴장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경기서 7-4 승리, 위닝시리즈(2승 1패)를 확정지었다.


야구팬들이 가장 주목한 장면은 역시나 2회초 김태형 감독의 퇴장 과정이었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2회초 최주환을 상대로 낙차가 큰 커브볼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주심은 최주환 배트에 공이 맞은 뒤 그대로 포수 미트에 들어갔다고 판단, 파울팁 삼진 판정을 내렸다.


두산 벤치에서는 즉각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KBO 비디오 판독실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했다. 퇴장을 불사한 결단이었다.


KBO 리그 규정 ‘제28조 비디오 판독’ 11-⓷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면 선수단 및 양 구단의 관계자는 더 이상 심판팀장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심판은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퇴장을 명한다’라고 되어 있다.


자신이 자동 퇴장 당할 것을 알았던 김태형 감독은 거침이 없었고, 하필 무관중 경기라 그의 우렁찬 목소리는 사직구장 전체에 울려 퍼진 것은 물론 중계 방송사의 오디오에도 그대로 실렸다.


일단 쟁점은 두 가지다. 최주환의 배트에 공이 맞았나와 정보근 포수가 공을 잡기 전 원바운드로 튀었나의 여부였다. 만약 ⓵배트에 맞지 않았다면 헛스윙 삼진, ⓶-1)맞았을 경우 원바운드라면 파울, ⓶-2)원바운드가 아니라면 파울팁 삼진이었다.


경기를 지켜본 야구팬들이라면 이미 정답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박세웅의 투구는 최주환 배트에 맞아 ‘탁’ 소리가 났고, 원바운드로 떨어져 정보근 포수 미트에 들어갔다. 즉, 정답은 ⓶-1인 파울이었다.


주심은 포수 정보근의 연기에 속았다. ⓒ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 역시 격한 목소리로 “배트에 공이 맞았다. 스치지 않았나. 우리 모두가 들었다”라며 “심판이 그것을 (비디오 판독실에) 얘기 해줘야 할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문제 삼은 부분은 비디오 판독실의 오심이 아닌 심판의 판단이었다.


실제로 KBO 홈페이지에 공개된 비디오 판독실의 해당 영상에 따르면, 판독 허용 시간(3분)의 대부분을 공과 배트의 접촉 유무만을 보고 있다. 비디오 판독실은 오디오 판독실이 아니기에 소리를 들을 수 없고, 판독 영상으로 파울 여부를 판단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더욱 황당한 장면은 파울팁이 나온 직후 오훈규 주심의 발언이다. 오 주심은 타임을 외친 뒤 정보근 포수에게 “바운드?”라고 물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당연히 바운드가 아니라고 주장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오훈규 주심은 “노 바운드? 바운드 됐는데?”라고 하면서도 정보근의 연기(?)를 믿었고 “(배트에)맞은 건 봤는데. 오케이!”라며 아웃을 선언했다. 즉, 주심은 김태형 감독과 마찬가지로 배트에 공이 맞았던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아쉽게도 비디오 판독이 이뤄지는 동안 오 주심은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스스로 오심 논란의 중심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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