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적자 위기 상황에 예비비 집행 건너 뛰고 추경 추진
'원칙있는 집행' 강조 목소리에 김부겸 "대구 한국당 텃밭 아닌가"
통합당 "정치인이 할 소린가, 재정 투입과 텃밭이 무슨 관련 있나"
정부여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빌미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512조 슈퍼예산 편성으로 재정적자가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는 상황에 '혈세 탕진' 이라는 비난 여론이 쏟아진다. 이 와중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듯 한 안일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대구 수성구갑을 지역구로 하는 김 의원은 전날(20일)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확진자 및 첫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오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자영업자들과 영세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추경을 편성해주십사 호소드렸지만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혈세 붓기'라는 식으로 반대하고 나섰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가 같은 날 "경제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코로나19를 빌미 삼아 또 다시 혈세를 쏟아 부을 생각이면 당장 접어야 한다"고 한 지적을 거론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 발언이었다. 김 의원은 "대구·경북은 통합당의 텃밭 아니었습니까"라며 "진심으로 통합당에 부탁드린다. 반대만 하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아 달라, 여야가 힘을 모아 국민을 돕는 정치를 하자"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김 의원의 발언에 강도 높게 반발했다.
윤주진 부대변인은 21일 "올바른 재정의 쓰임은 권장될 일이지만, 엉뚱한 곳에 그저 퍼주기만 하는 '혈세 쏟아 붓기'를 하지 말라고 했더니 '텃밭 아니냐'는 말이 정치인이 할 소린가"라며 "재정 투입의 신중성과 적절성을 요구하는 것과 텃밭 여부가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가, 너네 당 텃밭인데 왜 혈세 퍼주는 거 반대하는 거냐고 말하고 싶은 건가"라고 꼬집었다.
전희경 대변인도 "김 의원은 전염병마저 선거전략화 하겠다며 악의적으로 여론을 호도하는가"라며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 의원이 경제의 기본에 충실하고, 혈세를 아껴 써야 한다는 황 대표의 발언을 왜곡해 악의적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필요하면 추경 준비해야"
심재철 "예비비 먼저 쓰는 게 원칙…재정 집행 순서 지켜야"
한편 민주당은 이날도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계속해서 움직임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필요하다면 준비해야 한다.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국민을 안심시키고 건강을 지켜드리는 것이 정부의 기본 의무"라고 말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에 "추경은 (기존 예산의) 예비비를 먼저 쓰고 그게 안 되면 추경을 하는 게 재정집행의 원칙이다. 예비비가 어느 정도 필요한 지 그 부분들에 대해 먼저 솔직하게 국회에 얘기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며 "예비비 얘기를 안 하고 이 기회에 추경부터 하자고 넘어가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정 집행 순서는 그렇게 돼야 한다"고 원칙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