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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포토라인 자처한 임종석…복귀무대로 활용하나


입력 2020.01.30 06:00 수정 2020.01.30 07:17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청와대 선거개입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30일 출석

지난해 11월 정계은퇴 선언 후 檢비난 공개목소리

"윤석열, 무리한 수사 넘어 정치개입‧선거개입이다"

'검찰개혁' 명분과 '친문지지' 내세워 총선출마할듯

2017년 7월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청와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검찰 소환조사가 임박한 2019년 10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공개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며 "이번 사건의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의혹에 대한 해명 대신 "윤석열 검찰총장과 일부 검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기획을 한 짜맞추기"라며 검찰을 작심하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무리한 수사를 넘어 정치개입, 선거개입의 잘못된 길을 가고 있지 않은지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피의자가 검찰을 향해 '선거개입 아니냐'고 따지는 상황이다.


검찰은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공약 마련을 돕고, 경쟁 후보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를 벌였다고 보고 있다.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임 전 실장이 일련의 과정에 관여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포토라인을 복귀무대 삼아…정계은퇴 2달만에 몸풀기
與 임종석 당선되면 '靑은 무고하다' 정치적 명분 기대
"檢 손발 묶어놓으니 기어나와…도둑이 포졸에 윽박"


임 전 실장은 지난 21일 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 연설자로 나선 것을 계기로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한지 2달여만이다. 최근 여당 주요 인사들도 임 전 실장이 '꼭 필요한 인재'라고 설파하며 그의 복귀를 부채질하고 있다.


여당 입장에선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법리적 판단과 무관하게 "청와대는 무고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이 생긴다. 더욱이 임 전 실장이 청와대를 상징하는 인물인 만큼 그를 통해 '면죄부'를 받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이미 여당은 설 연휴를 앞두고 두 차례 인사를 통해 정부의 권력형 비리의혹 수사를 지휘해온 검사들을 모두 쫓아내면서 자신감이 붙은 상황이다. 인사권을 통해 현 정권 관련 수사팀을 아예 해체한 것으로, 내달 3일 인사발령으로 새 간부들이 부임하면 관련 수사도 엎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임 전 실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과연 무엇이 나오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벌써부터 여권 내에선 그의 출마 지역구로 서울 광진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검찰 공개출석을 계기로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워 친문지지층을 등에 업고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임종석은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지레 겁먹어 감동적으로 정계은퇴를 연출하더니, 추미애가 들어와 검찰의 손발을 묶어놓으니 슬며시 다시 기어나온다"며 "이제 자신이 좀 생겼나 보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검찰을 비난하며,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협박한다"며 "이 사람아, 국민이 널 지켜보고 있어요. 이 나라가 언제부터 도둑이 포졸한테 윽박지르는 나라가 됐나"라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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