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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채비, 여당은 '계획' 따라 야당은 '흐름' 따라


입력 2020.01.05 05:00 수정 2020.01.04 23:13        강현태 기자

민주당, 기존의 계획에 따라 총선준비 이어가

야당, 보수통합 강조하며 세 결집 우선 집중

민주당, 기존의 계획에 따라 총선준비 이어가
야당, 보수통합 강조하며 세 결집 우선 집중


제20대 국회 국회의원 배지(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가 총선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찌감치 '시스템 공천'을 천명했던 여당이 계획대로 총선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면, 야당은 '보수통합'이라는 큰 흐름에 맞춰 총선 전략을 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박영선(4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3선)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재선) 사회부총리의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진영(4선)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불출마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선거 관리 주무장관으로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자회견엔 참석하지 않았다.

이해찬 대표는 "당의 입장에선 선거 승리가 유력한 분들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매우 아쉽다"며 "그 자리를 어느 분이 대신해야 할지 걱정도 많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네 장관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구에 전략공천 가능성을 피력했다. 특히 김 장관과 유 장관 지역구는 여야 경합지역으로 분류돼 당 지도부가 어떤 인재를 내세울지 고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앞서 당 평가위원회를 통해 현역 의원 평가를 마무리 짓기도 했다. 하위 20%에 선정된 의원 23명은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돼 불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불출마 의사를 내비친 현역 의원이 16명에 달하는 만큼, 향후 여당 물갈이 폭은 40명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인재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영입된 3명의 인재는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공개했던 인재영입 3원칙(△소수자 대변 △청년 △외교·안보·경제 전문가)을 그대로 따른다. 앞서 20여 명의 인재 영입을 마쳤다고 밝힌 민주당은 오는 5·7·9일 잇따라 영입 인재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여당은 설 연휴 전까지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달 중 정책위원회를 통해 총선 공약도 발표할 계획이다. 내달에는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국민 참여를 바탕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야권, 보수통합 주도권 싸움 치열
누구를 중심으로 구심력 발휘되느냐에 촉각
안철수 정치복귀 변수도 주목해야


야당은 보수통합이라는 큰 흐름 아래 통합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세 결집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 인재영입, 인적쇄신 등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보수통합이라는 구심력이 힘을 발휘할 경우 그 어떤 쇄신카드보다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수통합의 키를 쥐고 있는 제1야당은 황교안 대표의 신년 메시지를 시작으로 연일 통합 행보에 나서고 있다.

황 대표는 새해 첫날 기자간담회에서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통합추진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며 "불신과 의심을 버리고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어떤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중도·보수 모든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보수통합 연장선상에서 과거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까지 전면 허용했다. 복당 인사 중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조해진·류성걸 전 의원 등이 포함돼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었다. 한국당의 복당 허용이 '유승민 견제구'로 해석되는 이유다.

정병국·유승민·이혜훈 의원 등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8명은 3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본격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섰다. 이들은 5일 창당하는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새보수당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유 의원은 앞서 "아무리 늦어도 2월초까지는 중도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 통합이든 연대든 총선에서 이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도 "한국당이 지금까지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으로는 건전한 보수를 재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보수통합 주도권을 한국당에 쉽게 넘겨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불협화음 속 통합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이 보수통합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일제히 안 전 대표의 복귀를 환영하며 잠재적 영입 대상으로 검토하는 모양새다.

특히 황 대표 측은 최근까지도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계 의원들과 두루 접촉하며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태경 새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안 전 대표의 귀국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새정치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고,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 제3세력을 강조해온 안 전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믿고 독자세력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대표 입장에선 서두를 게 없다"며 "지난 총선에서도 (총선) 2개월 전에 (국민의당을) 창당해 성공했다. 당분간은 정치권 동향 파악에 집중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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