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삼성重, 드릴십 악재로 '곤혹'
일회성 충당금 많게는 3천억 추정…재매각 성사 여부 '관심'
일회성 충당금 많게는 3천억 추정…재매각 성사 여부 '관심'
14억3000만달러(1조7000억원) 규모의 드릴십 계약이 해지될 위기에 놓이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드릴십 관련 손실충당금 설정으로 올해 흑자 전환도 멀어질 전망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날 스위스 선사인 트랜스오션(Transocean)으로부터 현재 건조중인 드릴십 2척에 대한 계약이행 포기 의사를 접수했다
해당 드릴십은 삼성중공업이 그리스 오션리그(Ocean Rig)로부터 2013년 8월과 2014년 4월 각각 수주한 선박들이다. 트랜스오션은 지난해 오션리그를 인수했다. 선가는 각각 7억2000만달러, 7억1000만달러로 삼성중공업은 당초 올해 9월과 내년 9월에 드릴십을 각각 인도할 예정이었다.
계약 해지가 현실화되면 삼성중공업은 재매각 전까지 상당액을 손실충당금으로 쌓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드릴십 1·2호기의 잔존가치를 감안해 적게는 620억원에서 많게는 3000억원까지 일회성 충당금을 설정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선수금의 절반 가까이를 발주처에 환급해준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드릴십 2호기에만 2300억원의 충당금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2척에 대해 받은 선수금은 각각 3억4000만달러, 1억8000만달러다.
충당금 부담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도 문제지만 드릴십이 적정 가격에 매각될 지도 미지수다. 최근 저유가 기조로 해상유전 개발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각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는 현재 드릴십 시장 가격이 3억달러~3억5000만달러에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드릴십 계약선가가 7억달러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론적으로 볼 때 삼성중공업은 선수금을 제외하고 최소 4억5000만달러 이상으로 팔아야 손실이 나지 않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추가 협상 과정에서 수익 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와 별도로 드릴십 전기 사용료, 정비료, 인건비 등은 지속 발생하기 때문에 가급적 다른 선주사에 빨리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우조선은 Vantage가 발주한 드릴십 1척 계약이 해지되면서 Northern Drilling에 재매각했다. 최초 계약가는 6300억원이었나 최종적으로 4100억원에 팔렸다. 선수금 20%(1260억원)를 제외해도 940억원 손실을 본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이번 접수된 사안에 대해 검토중이며 향후 선박건조계약상 계약내용 변경이 발생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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