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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미래에셋, 금융왕국 야심 맞손···‘테크핀’ 혈맥 뚫리나


입력 2019.07.31 06:00 수정 2019.07.31 06:16        백서원 기자

네이버파이낸셜 설립, 미래에셋서 5000억원 투자…‘테크핀’ 역량 결집

네이버, 커머스 기반 금융사업 본격화…미래에셋, 핀테크 투자기회 확보

네이버파이낸셜 설립, 미래에셋서 5000억원 투자…‘테크핀’ 역량 결집
네이버, 커머스 기반 금융사업 본격화…미래에셋, 핀테크 투자기회 확보


국내 자기자본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와 포털공룡 네이버가 금융협업에 나섰다. 두 회사는 네이버가 가진 IT 역량과 미래에셋의 투자 노하우를 융합해 금융영토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네이버·미래에셋

자기자본 기준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와 포털공룡 네이버가 금융협업에 나섰다. 두 회사는 네이버가 가진 IT 역량과 미래에셋의 투자 노하우를 융합해 금융영토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금융공룡으로의 도약 발판, 미래에셋은 거대 플랫폼을 통한 핀테크 수혈을 각각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테크핀(TechFin)’ 독주 체제를 펼쳐온 카카오에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금융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국내 테크핀 시장에서 카카오 등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테크핀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네이버는 금융 규제가 덜한 일본에서 테크핀 사업을 펼쳐왔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네이버페이 등 결제 사업 부문을 분할해 오는 11월 1일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투자도 받을 예정이다. 미래에셋의 금융 노하우와 자금 동원력을 활용해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간 금융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테크핀 해외사업에 공을 들이는 만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네이버는 은행업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 사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내세워 국내의 가장 대표적인 테크핀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증권가는 이번에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금융 전문 자회사로 독립시키면서 금융 전반으로 사업을 본격화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페이는 올해 초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출범했다. 월 결제자 수는 1000만명으로 업계 최대 규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페이를 분사한다는 것은 커머스 플랫폼 기반 금융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라며 “분사 후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성 연구원은 “앞으로 결제는 물론 판매자 대출 등 생활금융서비스에서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된 법인은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금융 라이선스 획득에 용이하며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온라인 중심의 네이버페이는 260만 가맹점이 등록된 네이버 플레이스의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를 기반으로 오프라인까지 결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연구원은 “네이버페이와 미래에셋대우의 상호 다양한 전략적 제휴가 예상된다”며 “당장 은행업은 하지 않지만 결제, 보험, 대출 등 커머스 기반의 신사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테크핀시대 흐름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12월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조성한 이후 제휴관계를 이어왔다. 2017년 6월에는 네이버와 상호 지분투자를 단행, 5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네이버 지분 1.71%를 확보했고 네이버도 미래에셋대우 지분 7.1%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네이버 판교 알파돔시티 투자,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 펀드 조성 등 양사의 동반이 잦아지면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 책임자의 인연도 부각되고 있다. 두 사람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탄생한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오랜 기간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두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는 등 경영 화두에서도 접점을 드러냈다. 업계는 양측이 앞으로도 핵심 역량을 융합해 다양한 시도를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미래에셋그룹은 간편결제 등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업)을 키우는 중인데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한 사업 강화가 예상된다”면서 “또 현재 세 확장에 나선 핀테크기업들의 위협 속에서, 직접경쟁을 통한 출혈을 거치지 않고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핀테크투자 기회를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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