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한 靑수석 "기기 오작동, 의도되지 않았다" 전해
국방부 "기기 오작동일리 없다"…국방위원장 "의도적"
윤도한 靑수석 "기기 오작동, 의도되지 않았다" 전해
국방부 "기기 오작동일리 없다"…국방위원장 "의도적"
"우리(러시아) 비행은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이 믿어 주기 바란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 '러시아의 입장'을 그대로 전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 차석무관과 우리 국방부 정책기획관의 대화 내용"이라며 러시아가 한국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의도가 없었다"는 러시아의 해명에 필터링을 거치지 않았고, 오히려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 주기 바란다"는 발언까지 소개했다. 또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이라고도 했다. 청와대가 전한 러시아의 입장대로라면 이번 영공침범은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하다.
초유의 사태를 '해프닝'으로 덮으려는 靑
특히 깊은 유감의 뜻과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는 청와대의 설명과는 달리 러시아 정부는 이날 자국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을 부인하며 오히려 한국 조종사의 위협 비행을 문제 삼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내놨다. 윤 수석은 이후 브리핑을 다시 열고 '러시아 무관 발언을 전했을 뿐'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주러시아 무관부를 통해 전달한 공식 전문에서 전날 자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 군용기가 23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 공군은 1km 간격으로 360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 타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이 식별되고 경고사격까지 이뤄진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 있는 초유의 사태였다.
국방부 "기기오작동 아냐" 국방위 "의도된 행동"
하지만 국방부는 러시아의 해명을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인근 영공 침범이 기기 오작동 때문이라는 러시아 측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우리는 기기 오작동일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반박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영공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등에 대한 합참의 보고를 받고 "상당히 계획되고 의도된 행동"이라며 "실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 의원이다.
안 위원장은 "중국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갈등, 대만에 대한 미국산 무기 수출 등을 배경으로 상당히 의도된 행동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미일 안보체제의 균열을 노렸다는 일부 분석에 대해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한미훈련 강도가 더 세졌다"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정부측 입장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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