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속옷 한 우물...최초라는 타이틀 부끄럽지 않은 열정
사단법인 설립 및 속옷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예정
40여년 속옷 한 우물...최초라는 타이틀 부끄럽지 않은 열정
사단법인 설립 및 속옷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예정
박명복 대표는 국내 최초 보정속옷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이를 지켜오기 위해 그녀는 지금도 여성의 아름다움과 건강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
동네 양품점에서 시작해 국내 최초 보정속옷 디자이너로 불리기까지 그녀는 숱한 실패와 좌절을 겪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속옷에 대한 열정으로 40여 년 동안 한 길을 개척해왔다.
속옷이라면 팍팍 삶아 입는 흰 면 아니면 부모님 선물용 빨간 내복이 전부나 다름없던 시절, 그녀는 패션 감각을 살리고 몸매 보정의 기능을 갖춘 속옷 개발로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지난 24일 서울 등촌동 '에띠임 by 박명복' 본사 사옥에서 만난 그녀는 온화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환하게 웃으면서도 툭툭 농담을 건네는 모습에 눈과 귀를 뗄 수 없었다. 털털한 모습과는 달리 일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자 말 한마디, 목소리에서부터 프로다움이 느껴졌다.
그녀는 처음부터 속옷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사업을 꿈꿨던 것은 아니다.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 21살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고, 아이들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다. '윤경 엄마'로 불리던 그녀가 생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 시작한 양품점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버렸다. 자신도 모르게 가슴 한편에 꿈틀대던 잠재 능력과 열정을 흔들었던 것. 이후 남편과 아이 둘을 뒤로한 채 이태리 유학길에 올랐다.
그녀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 무렵 일본에서 유행이라는 기능성 보정 속옷에 이끌려 다시 일본 유학을 떠났고, 현지 장인에게서 제작법을 전수받고 돌아와 90년 초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기능성 속옷 브랜드와 회사를 출범시키기에 이르렀다.
"국내 유수의 패션학원과 대학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전문적으로 속옷 패션을 가르치는 곳은 없었어요. 평소 알고 지내던 수녀의 도움으로 이탈리아 패션스쿨 에스 모다(ESSE MODA)에 입학하게 됐어요. 이곳에서 여성속옷의 대가인 '안토니 루치아노'를 사사했지만 동양인과 서양인의 체형차이를 느끼며 서둘러 일본으로 날아갔죠. 그런데 같은 동양인이지만 일본과 한국 여성들의 체형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이전까지 제작했던 제품 모두를 미련 없이 소각하고 한국여성 체형에 맞는 기능성 속옷을 만들어냈죠."
그러나 사업이 늘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던 것만은 아니다. IMF 외환위기, 과잉 생산 등으로 부도를 맞으며 그녀는 '지하실 디자이너' 생활로 돌아가야만 했다. 찜질방에서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며 연구한 끝에 체중감량용 속옷, 수지침 속옷 등 고정관념의 한계를 넘어선 제품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한국의류시험연구원으로부터 Q마크를 받아 한국여성들의 공식 기능성 속옷이 되면서 날개 돋힌 듯 팔려 나갔다.
"외환위기도 간신히 겪어내고 회사 규모가 계속 성장해 이제 대기업으로 가는 마지막 발돋움이 남았다 싶었었는데 유통망을 확장하려던 계약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또 부도를 맞았어요. 500평 규모 회사 건물이 순식간에 날아가고 지하실에서 다시 시작할 때 찜질방으로 향했어요. 이때 얻은 아이디어의 결과물이 실용특허를 받은 수지침 올인원과 유방암 환자를 위한 브래지어였는데 웰빙 바람과 맞물리면서 품절이 되기도 했죠."
체형보정 속옷인 에띠임은 인체와 가장 밀접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여성 신체를 석고로 실축하고 제작 분석한 끝에 만들어졌다. 또 과학적인 분석과 시스템으로 패턴을 완성하고 원·부자재 개발에서 제품 디자인, 생산까지 40년 이상 축적된 박영복 디자이너의 모든 노하우가 접목된 작품이다.
에띠임 제품은 이탈리아와 일본 등지에서 수입하는 고가의 소재만은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선 픽쳐를 이용한 개별 체형 측정 분석 및 관리 시스템인 에띠임 모티 피지오를 도입해 3차원 IR센서 (적외선 센서)통해 뼈들의 각도와 근육의 상태까지 측정하는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전문적인 아카데미 교육을 받은 체형관리사가 AS는 물론 건강 컨설턴트까지 책임진다. 실제 에띠임의 AS 정책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정속옷계의 삼성'이라고 불릴 정도라고 한다.
"에띠임의 체형관리사는 에띠임 아카데미 과정을 거친 후 EGPT 운동 과정까지 수료해야 합니다. 에띠임이 양성해 낸 바른 체형 전문가들은 AS 그리고 고객의 바른 자세와 건강까지 돕는 일을 책임지는 토털 건강 컨설턴트 역할을 합니다. AS를 받을 때도 기계에 넣어서 소독까지 해서 보내드리는데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이탈리아 패션협회로부터 디플로마상을 수상, 아리랑 TV '한국 패션을 대표하는 10'에 선정된 바 있다.
그녀는 보정속옷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이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사단법인을 통해 코디네이터들이 고객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업계 최초로 속옷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유명한 디자이너로 남기보다는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속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로 남고 싶어요. 나아가 여성에게 행복을 주고 도움을 주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네요. 한자리에 꿋꿋하게 서 있는 소나무 같은 디자이너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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