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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네이버, 국민주 데뷔 ‘삐걱’···높아진 실적 부담


입력 2019.07.04 06:00 수정 2019.07.04 05:56        백서원 기자

액면분할 효과 어디로…삼성·네이버 액분 후 주가 14~17% 하락

“핵심은 실적 개선…반도체 업황 회복·라인페이 수익화 방안 필요”

액면분할 효과 어디로…삼성·네이버 액분 후 주가 14~17% 하락
“핵심은 실적 개선…반도체 업황 회복·라인페이 수익화 방안 필요”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황제주였던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지난해 액면분할을 단행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주가는 역주행 했다. 두 종목은 각각 지난해 5월과 10월, 액면분할이라는 카드를 꺼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하지만 액분 효과는커녕 주가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속앓이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 하락의 핵심은 불안한 실적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850원(-1.84%) 내린 4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액면분할 당시 5만3000원에 거래되던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4.3% 하락했다.

액면분할은 개인투자자 매수세 유입에 따른 유동성, 저가 매수세를 끌어올릴 수 있다. 기업가치에 아무런 변동을 주지 않지만 상장주식 수가 늘어나 고가에 대한 저항감을 상쇄시킨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굳이 유동성 확보에 나설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주식의 주당 가격을 50분의 1 값으로 쪼개는 액면분할 결정 이후, 1주에 250만원 주식이 5만원으로 낮아져 소액주주가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76만명에 달했다. 액면분할 전이었던 지난해 3월(24만명)보다 52만명이 늘었다.

문제는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6월 8일 4만원대로 내려앉은 뒤 5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에는 약 한달 간 3만원대에 머물며 파문이 확산됐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증시 침체, 반도체 업황 둔화가 겹치며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탓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상당한 투자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추정된다. 액면분할 효과를 기대하고 주식을 대폭 사들였다가 주가가 내려갔을 때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배당을 크게 늘리며 주주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2017년 13.8%에서 작년 21.7%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현재 주가 수준은 투자자들을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말이 나온다.

네이버도 액면분할 뒤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10월 14일 이후 주가가 14만2000원에서 이날 11만7500원으로 17.2% 떨어졌다.

네이버는 액면분할 발표 당시 주식에 대한 접근성과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액면분할 효과를 보지 못한 삼성전자의 사례가 있어 업계에선 이미 시큰둥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다만 지난 5월 28일 10만8500원까지 하락한 주가는 지난 달 말부터 서서히 반등해 8% 가량 회복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들 주가의 방향성은 결국 실적 흐름에 달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5일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올해 2분기 실적도 1분기에 이어 부진할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연이어 제기됐다. 이러한 우려는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2분기 성적이 예상보다 악화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경우 시장도 충격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개선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으나 경쟁사 대비 나은 제품믹스, 고객분포로 불황에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분기에 실적 바닥을 찍고 하반기 개선이 가시화되면 주가는 상방으로 많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라인페이 투자비용에 따른 영업이익 부진이 예상된다. 공격적인 마케팅비에 따른 지표 개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수익화 방안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성종화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은 안정적 성장이 지속됐으나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해 시장 전망치에도 대폭 미달할 전망”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 부진은 라인페이 가입자 인증 캠페인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일단 공격적 투자비용을 쏟아 붓는 만큼 실적은 크게 악화되고 있지만 그만큼 가맹점, 월 실사용자(MAU) 등 지표는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투자방향과 성과는 긍정적이라도 실제 결제액으로 이어지는 부분 등 핵심성과 부분은 좀 더 시간을 두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페이의 일본 간편결제·송금 시장 침투는 예상 대비 느릴 것으로 전망되고 이후 수익화까지는 더욱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선 라인 페이의 본인 인증 가입자 및 거래대금 증가 추세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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