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정 중요 금융지주 포함…추가 자본 적립 의무 부과돼
BIS 비율 기한 여유, 우리카드 증자 효과 및 이익 증가도 고무적
금융당국 지정 중요 금융지주 포함…추가 자본 적립 의무 부과돼
BIS 비율 기한 여유, 우리카드 증자 효과 및 이익 증가도 고무적
우리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이 지정하는 중요 금융지주사에 포함되면서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게 됐다. 안 그래도 국내 금융지주들 가운데 자본력이 떨어지는 우리금융으로서는 이로 인한 짐이 만만치 않게 됐다. 하지만 대규모 인수합병(M&A) 경쟁에서 돌출된 악재를 돌파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초 지주로 새로 설립된 우리금융이 국내 시스템적 중요 은행·은행지주사(D-SIB)에 새로 선정됐다. D-SIB는 대형 금융기관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은행과 은행계열 지주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제도다.
D-SIB로 지정된 금융지주는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추가적인 자본 적립 의무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내년 중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기준으로 1%포인트에 해당하는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이 때문에 D-SIB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곳들은 BIS 비율을 10.5%만 넘기면 되지만, D-SIB에 들어간 곳들은 이보다 높은 11.5%를 충족해야 한다. BIS 비율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로,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항목이다.
문제는 이번에 새로 D-SIB 멤버가 된 우리금융의 BIS 비율이 국내 최하위란 점이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말 BIS 비율은 11.06%로 국내 8개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의 전체 평균(13.44%)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낮다.
아울러 D-SIB 적용에 따른 BIS 비율 하한선을 밑도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들의 BIS 비율은 ▲DGB금융지주 12.79% ▲JB금융지주 12.87% ▲BNK금융지주 13.37% ▲NH농협금융지주 13.86% ▲신한금융지주 14.02% ▲KB금융지주 14.76% ▲하나금융지주 14.79% 등으로 최소 12% 이상을 나타냈다.
다행인 점은 D-SIB가 요구하는 BIS 비율을 맞춰야 하는 기한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이번 달 들어서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으며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우리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으로부터 6760억원의 중간 배당을 받기로 했다. 이어 총 8000억원 어치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우리카드의 자회사 편입으로 발생하는 6000억원 가량의 증자 효과와 꾸준히 늘고 있는 경상이익도 우리금융의 BIS 비율에 긍정적 요소다. 또 우리금융은 현재 위험가중자산 산정 시 내부등급법보다 불리한 표준등급법을 적용받아 BIS 비율이 떨어져 보이는 불리함이 있는데, 현재 적용 승인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내부등급법 적용 시 투가적으로 자본력 지표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대규모 자금을 확보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내년까지 새로운 자본력 규제 가이드라인을 넘기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여유 있는 수준의 BIS 비율을 가져가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공격적으로 M&A 보폭을 넓히고 있는 우리금융에게 이런 압박은 무거운 짐일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비(非)은행 계열사 M&A에 잇따라 돈을 풀고 있는 우리금융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본 여력은 앞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다. 자칫 주요 매물이 시장에 나왔을 때 자금력에서 밀려 M&A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에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지주 출범 후 본격적인 M&A 신호탄을 쐈다. 이어 국제자산신탁의 대주주인 유재은 회장 측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65.74%를 사들이기로 하면서 신탁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MBK파트너스와 손 잡고 롯데카드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20%의 지분을 확보할 전망이다. 오는 9월에는 우리은행이 최대주주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캐피탈과 저축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부문 확충 전략을 적극 추진해 최적의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종합금융그룹의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극대화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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