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후 외인 IT업종 1.5조 순매수…코스피 전체 70% 육박
실적 우려와 함께 밸류에이션 부담 상승 폭 제한⋯변동성 확대 고려해야
지난달 29일 이후 외인 IT업종 1.5조 순매수…코스피 전체 70% 육박
실적 우려와 함께 밸류에이션 부담 상승 폭 제한⋯변동성 확대 고려해야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 몰리는 외국인 자금에 힘입어 코스피가 최장 기간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을 논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수 상승피로도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종목 편식 현상이 해소되어야 추가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0.26% 오른 2248.63을 기록하면서 1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1984년 1월19일부터 2월2일까지의 랠리와 타이다. 코스닥지수는 0.23% 떨어진 765.02를 기록, 11거래일 연속 상승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 달 29일부터 국내 증시로 향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인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지난 12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 동반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 거래일까지 코스피에서 총 2조3300억원 순매수 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685억6080만원 가량을 순매수 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종목에 편중된 외국인 수급 및 실적 시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급 조정 가능성 등은 국내 증시가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고려해야 될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1조5101억원 어치를 순수히 사들였다. 전체 매수 규모의 70%에 육박한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세 종목에서만 같은 기간 1조197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대해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수급이 증가하고 있는 부분의 특징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중심으로 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증시 방향성은 상승을 나타내겠지만 상승 속도를 포함한 각도는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3월 이후 랠리를 펼치는 동안 외국인 순매수 상위 코스피 종목들을 보면 삼성전자를 포함해,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 세 종목에만 전체 매수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1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이는 매수세 확산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보여준 동시에 실적에 대한 우려,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 등을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분기 실적발표 시즌 도래와 함께 실적 눈높이에 대한 추가적인 하향이 발생할 경우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코스닥은 이익 전망치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 많은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감안해야 된다"며 "2018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호실적이 확인돼 매수세가 쏠렸던 종목들의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 둔화와 차익실현으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뚜렷해지고 있는 지수의 제한적인 상승폭에 주목해야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분을 포함해 펀더멘털적인 요소 등이 수급에 도움을 주지는 않는 다는 이유에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현재 코스피지수가 보이고 있는 제한적인 상승세의 원인은 상장 기업의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며 "올해 상반기 상장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최소 30% 이상의 감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을 비롯해 거시 모멘텀에 대한 부분 등 펀더멘털한 요인에 의한 수급 발생이 아니기 때문에 벨류에이션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원인들로 인해 지수 자체는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현상이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31%, 34% 감소한 30조2000억원, 20조6000억원이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코스피의 경우 역대 최장 기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오름 폭은 5.53%에 불과해 분위기에 비해 상승률이 저조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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