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의정원 행사서 국회 국무총리 복수 추천제 제안
'정치권 빅이벤트' 총선 앞둬 논의 흐지부지 가능성
임시의정원 행사서 국회 국무총리 복수 추천제 제안
'정치권 빅이벤트' 총선 앞둬 논의 흐지부지 가능성
문희상 국회의장이 또 다시 ‘개헌 공’을 쏘아 올렸다. 그간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뜨거워졌다가도 흐지부지되기를 반복했다. 이번에는 개헌 논의의 불씨가 꺼지지 않을지 관심이 모인다.
문 의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서 개헌을 제안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에서 국무총리를 복수로 추천하고, 추천 후보 중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이 골자다.
문 의장은 이를 2020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쳐, 다음 정권에서 시행하도록 하자고 했다.
문 의장의 개헌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회 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문 의장은 ‘개혁입법’의 첫 번째는 개헌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문 의장이 개헌이라는 화두를 다시 꺼내 들었지만, 정가에서는 개헌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는 20대 국회에서 수차례 언급돼 왔지만, 여야의 입장차가 커 논의가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앞서 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한 정부 개헌안을 발의했을 당시에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할 분권형 개헌안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여야의 ‘빅 이슈’인 총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개헌 논의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다들 총선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을 텐데 개헌 논의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개헌은 보통 대통령 임기 초반에 진행해야 동력이 붙는데, 임기 중후반이 되는 현재로써는 동력이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용 살펴보고 의견을 정리해서 말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문 의장은 “결코 늦지 않았다. 이 시대를 사는 정치인으로서 개헌은 소명이며 책무”라며 “제20대 국회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다시 용기를 내주리라 기대한다”고 여야에 개헌 논의를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 등 '개혁 입법'에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개헌 논의도 이번엔 제대로 이뤄질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평화당은 박주현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문 의장의 개헌 제안은 실현 가능성 높은 방안이다. 이 방안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어느 정도 완화하고, 권력분산에 한발 다가가는 것”이라며 “헌법을 많이 뜯어고치지 않아도 된다. 여야가 쉽게 합의할 수 있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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