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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한국당 겨냥 "상대 정당에 무조건 반대…비토크라시"


입력 2019.03.11 11:51 수정 2019.03.11 11:52        이유림 기자

'일하는 국회' 언급하며 패스트트랙 시사…나경원 "의회민주 부정"

'일하는 국회' 언급하며 패스트트랙 시사…나경원 "의회민주 부정"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 정치가) '비토크라시'의 늪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비토크라시는 상대 정당의 주장과 정책에 무조건 반대함으로써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불능의 정치체제를 말한다. 일본 후쿠야마 교수는 저서 '역사의 종언'에서 정치 실패 때문에 미국의 데모크라시가 비토크라시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홍 원내대표가 비토크라시를 언급한 배경에는 15년 만에 최대 지각이라는 20대 국회 오명에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회 파행의 원인으로 자유한국당의 몽니와 상습적 국회 일정 보이콧을 지적해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대표연설에서 "우리 정치에는 정쟁만 있고 타협이 없다"며 "이제 국회가 의회 민주주의 기본 정신인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비하 발언'과 '태블릿PC 조작설'을 언급한 뒤 "민의의 전당인 국회 안에서 대놓고 5·18을 왜곡 날조하고, 1700만 국민이 이룬 촛불혁명을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라고 부른다"며 "가짜뉴스로 진실을 왜곡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 정치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희망을 주는 정치' '일하는 국회'를 피력하며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과제로 △공수처법 △국정원법 △검경수사권 조정 △선거제도 개혁 등을 나열했다. 대부분 한국당이 반대하는 법안들이다. 이날 연설문에서는 빠졌지만,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과 선거제도를 패스트트랙으로 상정, 이들 법안과 함께 처리할 계획도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러면서 "어제까지 우리는 각자의 작은 원을 그렸다. 그 속에 나를 가두고, 나와 다른 상대방을 밖으로 밀어냈다"며 "이제 나와 내 편이 아닌, 모두를 포용하는 통합의 원을 그려 나가자"고 촉구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협치를 강조하며 야당을 몰아붙이는 행보에, 3월 국회도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을 사실상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는 건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건 의회 민주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일이다"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을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시라는 점에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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