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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면세점 송객수수료…“그래도 기댈 것은 그것 뿐”


입력 2019.03.06 06:00 수정 2019.03.06 06:04        최승근 기자

지난해 송객수수료 1조3181억원, 역대 최대 기록

수익성 악화에도 매출 성장 위해 감내…중견‧중소 면세점 악순환 반복

지난해 송객수수료 1조3181억원, 역대 최대 기록
수익성 악화에도 매출 성장 위해 감내…중견‧중소 면세점 악순환 반복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찾는 관광객들의 모습.ⓒ데일리안

송객수수료 규모가 날로 커지는 만큼 면세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여행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매출액은 18조9602억원으로 전년 14조4684억원과 비교해 31% 증가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줄었지만 보따리상들의 구매액이 늘면서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한 것이다.

보따리상들을 유치하기 위한 송객수수료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여행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1조3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늘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새로 오픈하면서 한 때 수수료율이 매출의 40%에 육박하기도 했다.

보따리상 효과로 매출은 늘고 있지만 매출 증가에 비례해 수익성이 느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수수료 비중이 커져서다.

하지만 면세업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여서 송객수수료 경쟁에서 맞불을 놓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송객수수료 증가분을 감내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송객수수료가 면세업계로서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를 경험하면서 한 바구니에 계란을 담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재 기댈 곳은 보따리상들 뿐”이라면서 “중국 외에 일본이나 동남아 다른 국가 관광객으로 매출선을 다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당장 매출액을 대체할 수단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면세업계에서 여행사들의 협상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부 여행사의 경우 경쟁 관계에 있는 면세점 사이에서 수수료 협상을 통해 송객 수수료율을 끌어올리는 일을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피해는 대형 면세점은 물론 시내에 위치한 중소‧중견면세점들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계속된 적자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매출 유지를 위해 무리해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수수료 문제가 소송전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신라면세점은 여행사와 송객수수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국내 최대 중국인 관광객 인바운드 여행사인 창스여행사는 신라면세점에 9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신라면세점 측은 “사드 사태로 인해 당초 계획만큼 모객이 되지 않아 송객수수료를 중간 정산하기로 합의하고 정산했는데 창스여행사 측이 이견을 제시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통 대형 면세점 한 곳이 1000여개의 여행사와 거래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을 찾는 중국 여행객들도 다시 늘고 있는 추세여서 면세점 간 수수료 경쟁은 물론 여행사와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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