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결렬에 민주당 당혹…평화 구상 '흔들'

이해찬 "북미 입장 왜 달라졌나"…김정은 답방·남북경협 제동

이해찬 "왜 입장이 달라졌나"…김정은 답방·남북경협 제동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지도부가 함께 모여 두 정상의 공동선언 서명식 생중계를 보려고 했지만, 미국 백악관이 회담 결렬을 공식 발표한 오후 3시40분께 이 계획을 취소했다. ⓒ연합뉴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핵 담판이 '결렬'이라는 예상치 못한 전개로 끝나자 이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민주당은 회담 당일인 28일 오전까지도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와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 더 나아가 종전 합의까지 기대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한반도 역사적 대전환이 될 거라 확신한다"던 민주당의 기대도 무위로 돌아갔다.

북미회담은 합의문도 서명도 없이 결렬됐다. 기자회견 역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단독으로 이뤄졌다. 민주당은 당초 오후 4시께 북미회담 중계를 TV로 시청하려 했지만, 하노이에서 전해진 난기류 소식에 잠정 연기했다.

TV시청 연기하고 논평 수정 반복

이해찬 대표는 "실무회담까지는 동시적·단계적 해결 쪽으로 갔는데 입장이 달라졌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결렬 소식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북미 간 합의가 잘 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랐다.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결렬은 아니고 중단됐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그는 "두 정상(김정은·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로 만나 본인들 뜻을 확인했기 때문에,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말처럼 몇 주 내 새로운 진전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회담 결렬 이후에도 여야 5당 가운데 논평을 가장 늦게 발표했다. 공식 발표 전까지도 논평을 거듭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합의에 이르지 못해 아쉽다"며 "추후 회담의 지속성을 갖고 노력해보자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군사훈련이나 추가적인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더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고도 했다.

회담 다음날 3·1운동 100주년인데 '난감'

민주당은 추후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한반도 새로운 100년'을 비롯한 평화 구상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홍영표 원내대표는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새로운 100년의 첫 과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 성사 이후 3월 말께로 예상됐던 김정은 방한도 시계제로 상황에 빠졌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던 남북철도 건설과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북미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부분도 대북 제재 완화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받쳐주던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라는 큰 축이 흔들리면서 정치권뿐 아니라 민심도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2차 회담에 대한 합의문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충격 그 자체였다"며 "북미 관계가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될지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