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입증책임 전환 제도 등 정부 규제 접근 방식 개선에 환영
정부와 현장의 소통부재 가장 큰 문제…부처 간 의견 통일 필요성도
규제 입증책임 전환 제도 등 정부 규제 접근 방식 개선에 환영
정부와 현장의 소통부재 가장 큰 문제…부처 간 의견 통일 필요성도
“규제 혁신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추가적인 규제가 없었으면 좋겠다.”
정부가 규제 혁신을 통해 경제 활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각종 유통산업발전법, 가맹사업법 등 강화된 규제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 줄줄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라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추가적인 규제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규제혁신을 위한 민관협업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노 실장은 "규제혁신 정책 분야에서 경제계와 정부 간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규제혁신을 위한 패러다임을 전환해 규제혁신의 성과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계 대표들은 국민의 체감도 높은 규제혁신을 위해 민관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특히 ‘규제 입증책임 전환’ 제도 시행 시 민간전문가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입증책임 전환 제도는 규제 폐지 혹은 개선을 요구하는 이들이 이유를 설명하거나 설득해야 하는 현 실정을 바꿔서 규제를 존치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국가가 입증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상생을 위해 대형 유통업체의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 등 규제를 강화해온 각종 규제안에 대한 입증책임을 정부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정부 움직임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2010년 전통시장 경계로부터 500미터 이내에는 대형마트나 SSM 출점이 금지된 이후 전통시장 매출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수차례 발표됐지만 여전히 대형 유통업체를 규제하는 근거로 전통시장 보호를 내세우고 있다”며 “정부 발표대로라면 앞으로는 묻지마식 개정안 발의는 줄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법안 발의 과정에서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혼란이 가중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규제 혁신 보다는 추가적인 규제를 막는 것이 실질적으로 업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새로운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역량이 분산돼 신산업 등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지연된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귀담아 듣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법안 발의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유통업계의 목소리는 배제하고,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 의견에만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업계는 수년간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왔지만 오히려 전통시장과 자영업자들의 삶이 더 팍팍해졌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하지만 아직도 같은 이유를 내세워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이어 최근에는 복합쇼핑몰과 다이소 등 준대규모점포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은 여전히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유통업계에 대한 규제가 한 군데 특정 정부 부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기대감을 낮추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환경부 등 여러 부처에 걸쳐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정부 부처 간 협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부처 간 정책 방향이 서로 달라 현장에서 혼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며 “중앙 정부가 확실한 규제 완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런 노력이 없는 규제 혁신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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