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입은 한유총…"좌파들이 교육 망친다" 대규모 규탄 집회
'사회주의' '좌파 교육' '정권 퇴진'…'이념적 편가르기'로 변질된 집회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에서는 한유총과 일부 보수인사들이 ‘사회주의형 좌파가 사립유치원 문제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면서 자칫 정파갈등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유총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 궐기대회’를 열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정부 규제로 인해 ‘유아교육이 사망했다’는 의미를 담아 검은 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110년의 유아교육 유은혜가 다 망친다’, ‘유아교육 말살하는 시행령을 철회하라’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는 지난해 3천여 명이 모였던 광화문 집회보다 규모가 더 컸지만 한유총이 주장한 것처럼 3만여 명 운집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경찰은 약 1만1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참석자들을 향해 사유재산인 유치원 처분에 다른 사람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좌파적 발상이라며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도입은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덕선 이사장은 대회사를 통해 "사회주의형 인간을 양성코자 하는 좌파들의 교육사회주의와 교육부의 관료주의가 야합해 오늘의 사립유치원 문제를 일으켰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에 울컥한 참가자들은 이 이사장이 대회사를 마치자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사회주의' '좌파교육' '정권 퇴진'…'이념적 편가르기'로 변질된 집회
특히 이날 보수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한유총 집회에 힘을 실었다. 정태옥,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서석구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에 사립유치원 시행령을 반대하기 위해 열린 이번 집회가 ‘정권 성토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집회에선 ‘사회주의’, ‘공산주의’, ‘좌파교육’, ‘현 정권 퇴진’ 등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태옥 의원은 “예전에 무장공비를 토벌할 때도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에듀파인 도입은 유치원이 사소한 잘못을 해도 어마어마한 법의 잣대로 유치원의 손발과 재산을 묶겠다는 치졸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홍문종 의원도 “김정은, 전교조도 만나면서 우리 의견을 관철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왜 사유재산을 침해하며 사회주의로 가려고 하는 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국민들이 남의 재산 맘대로 뺏는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가게끔 하려고 권력을 준적 없다”며 “자기들 마음에 안 들면 작은 실수나 문제를 빌미 삼아서 재산권을 빼앗고 멋대로 하는 것이 이 정권의 행태”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서석구 변호사도 연단에 올라가 “한반도 민주주의도, 평화도 문재인 정권 퇴진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킨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한유총의 집단행동에도 뜻을 굽히지 않을 전망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에듀파인 도입은 사립유치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이라며 “에듀파인을 도입하는 유치원은 대폭 지원하겠지만 거부하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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