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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재팬패싱' 트라우마…트럼프에 "전화해요"


입력 2019.02.07 15:00 수정 2019.02.07 15:07        이배운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공식화…미일 전화회담 의향

北생화학무기 제거, 납북자문제 해결 요청할듯…수렴 가능성 ‘안갯속’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공식화…미일 전화회담 의향
北생화학무기 제거, 납북자문제 해결 요청할듯…수렴 가능성 ‘안갯속’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CNN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공식화된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가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한반도 비핵화 정세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재팬패싱’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외교력 총동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진행된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일정 발표에 따른 일본 정부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전화 회담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납치문제에 관해 긴밀히 조율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고노 다로 외무상은 같은 자리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장관급 회담 개최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자 아베 총리는 같은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생화학무기 제거 및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아베 총리는 싱가포르 회담을 4일 앞둔 시점에 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생화학무기 및 납북자문제 해결 등을 요청했고, 싱가포르 회담을 하루 앞둔 11일에 또다시 정상간 전화통화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신신당부했다.

아베 총리의 줄기찬 요청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공감과 지지 의사를 표명했지만 지금까지 이들 사안에 대해 실질적으로 성과가 도출된 것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이같은 전례에 비춰 아베 총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년과 동일한 요청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어렵게 마련된 북미대화 분위기의 급랭 위험을 감수하면서 아베 총리가 요구한 의제들을 핵협상 테이블에 대신 올릴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북한은 납북자 등 ‘인권문제’ 지적을 체제를 겨냥한 위협으로 인식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핵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북한인권 관련 언급에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왔다.

생화학무기 폐기가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도 적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북미 협상의 범위를 핵미사일과 생화학무기들을 포괄한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로 확장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지금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정계에 입문하면서 부터 납북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시켜 국내 정치의 중대 현안으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장기간 집권에도 불구하고 납북자 문제 관련해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거센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아베 총리는 지난 몇 년간 지속해왔던 대북 강경책을 접고 북일 간 국교정상화를 통해 이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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